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Y Sep 25. 2024

직관과 관찰의 정반합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기

리더가 될수록 사람은 직관을 얻고 관찰하는 능력을 잃는다.
관찰할 줄 아는 리더가 되기.


2020년 8월 내가 적어둔 글이다. 아마 어떤 보고에선가 나의 근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은 리더에게 화가 나서 적어둔 글 같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여전히 마음에 새기는 글귀이기도 하다.


직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의사결정을 한다. 일을 하면서도 매 순간이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급박하게 진행된다. 빠르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기에 날카로운 직관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직관이 무엇으로부터 형성된 것인지, 무엇을 통해 강화되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직관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것은 관찰이라고 믿는다.


관찰이 단순히 지켜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현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그 본질이 무엇인지 발견한다. 내가 세운 가설이 맞는지 실험한다. 내가 추측한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다. 이처럼 관찰은 적극적이고 능동적 행위를 의미한다.



어느 정도 직관이 형성되고, 권위를 갖게 되면 자신의 직관을 믿고 의사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직관만을 믿는 것은 직관을 고집으로 바꾸기 쉽다. 나의 직관으로 판단하되, 그 결과가 어떠한지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 누군가의 타당한 주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관찰하며 검증해야 한다. 뛰어난 직관의 유지는 지속적인 관찰이 병행되어야만 가능하다.


또한 나의 직관을 기반으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관찰은 필수적이다. 관찰에 기반한 실증적 데이터나 근거가 있어야 상대방이 나의 직관을 수긍한다. 예를 들어, 교육중 학습자에게 개입이 필요한 순간인지를 판단할 때, “그동안 교육 경험에 빌어 지금은 개입해야 해요.”보다는 “이번주 학습자 응답데이터를 보면 이전 연도 대비 많이 하락했어요. 또 학습자의 감정 기복도 큰 상태이고요. 나아가 그동안의 제 경험에서도 이건 개입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이 훨씬 설득력 있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최근 들어하는 또 한 가지 생각은 관찰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깊이 있게 하는가 역시 직관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결국 직관과 관찰은 정반합의 관계인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관찰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관찰이 직관을 만들고 다시 관찰로써 직관을 강화하며 신호와 소음을 구별할 줄 아는 힘을 기르고 싶다. 그리고 그 힘이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쓰는 일기와 깉은 다짐
매거진의 이전글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7기를 마무리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