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Y Jun 04. 2024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어제 공항에 어머님을 마중하러 다녀왔다. 17시 25분 도착예정이던 비행기는 16분 일찍 도착하여, 서둘러 제2 여객 터미널 B 게이트 앞으로 갔다.


짐 찾고 수속 밟고 하면 한 30분은 걸리지 않을까 싶어 우선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게이트 앞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의자는 텅텅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중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서서 자신의 가족 혹은 친구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꽤나 많은 사람이 동영상까지 찍으며 입국하는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이런 것 같다. 한 30분은 걸리겠지 싶으면서도, 장기간 비행에 지친 나의 가족 혹은 친구가 게이트를 나서자마자 웃을 수 있게 곧바로 마주하고 싶은, 그래서 웃는 그 순간을 한시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그래서 30분이 걸릴 것을 알면서도 일찍부터 내내 서서 기다리기를 감수한다.


특히나 어린아이 혼자 돌아오는 입국길(어학연수 같았다) 그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간절한 뒷모습은 더더욱 뭉클했다.


6월 3일 공항에서 느낀 따뜻함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집 마당, 한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