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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하 Mar 02. 2020

꽃들

고마움들

[ 함께 들으면 좋을 곡 : 별(정밀아) ]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에, 어쩌면 인생의 그 모든 희로애락 속에서도 지지 않을 꽃송이들을 붙들고 웃음으로 견뎌낼 수 있는 게 아닐까. 때로는 저 멀리 그들이 있을까, 과연 내가 그곳에 닿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나의 밑바닥을 바라볼 때면, 넘어지게 되곤 한다. 나의 여기는 그들로부터 너무 멀리 있는 것만 같아서. 어쩌면 이 생이 끝나기까지 영영 닿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근데 너무 보고 싶어서. 너무 간절히 보고 싶어서, 직접 얼굴들을 마주하고 함께 걷고 싶어서. 근데 어떻게 그곳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날에는, 그 괴리가 영원할 것만 같이 느껴질 때면, 조용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함께 있을 수 없는 지금에 슬퍼하기보다,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주어진 오늘들을 살아 보자고. 살랑이는 바람결에 고요히 흐노니는 머릿결을 느끼며 울적해지는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 본다. 부디, 거기 있어주라고. 다들. 부디, 있어 주시라고. 열심히 발을 굴려 그대들에게 갈 테니, 부디 떠나지만 말아 달라고. 때론 지치고 힘들 때면 기꺼이 함께 나누는 우리들 모두였으면 좋겠다고. 기꺼이 함께 책임지겠다고. 언제나 여기 있다고. 



우리들은 무슨 이유로 서로들의 이름을 알고, 무슨 연유로 서로가 이 세상에 존재함을 알며, 행복하기를 평안하기를 부디 안녕하기를 바라게 되는 걸까. 그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이며, 어디로 닿는 것인가. 그 모든 이유의 답을 찾다 보면 결국에 이르는 곳은 하늘이다. 결국은 함께가 그 전부인 것이다. 





종종 가슴 깊이 애달프다. 당장 눈 앞에서 볼 수 없음에 한없이 서글프다. 하지만, 거기 있으니, 그것조차도 결코 당연하지 않기에, 당장은 그걸로도 되었다고, 그래도 우리들 서로들을 바라보며 이 세상에 두 발 디디고 있으니, 일단은 그것 만으로도 큰 감사라며, 조용히 그리움을 다독여 본다. 그리곤 간절히 두 손을 맞잡는다. 내겐 그대들에게 전해야 할 고마움이 한가득이니, 부디 얼마 나가 걸리든 간에 부디 꼭 그곳에 맞닿게 해 주시라고. 정작 얼굴들을 만나면 아무 말도 못 하고 얼버부리며 손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끝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조금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전해야 할 고마움들이라고, 그대들은.



부디, 때로 깊어지는 밤들이 찾아오곤 한다면, 그 밤에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들을 향해 비추이는 빛임을, 그렇게 우리들이 함께임을 꼭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듯, 기나 긴 밤에도 분명 아침은 다시금 찾아오니, 우리들이 그 사실을 붙잡고 그럼에도 있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대들은 한없이 어여쁜 꽃들이니,

그 가치를 감히 측량할 수 없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그저 그 자체로 소중한 별빛들이니,

그대들, 그 자신은 꼭, 그대들의 가치를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나의 나다움을, 나만의 가치를 보다 열심으로 알아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함께 모여 함께일 수 있도록,

우리들, 지지 않고 사랑합시다.

사랑하고 또 고맙습니다, 그대들.



부디, 몸도 마음도 건강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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