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휑, 이상한 울음소리로 울고 싶어졌다.”
그에게서 카톡이 왔다.
- 휑단보도 앞에서 기다릴게요.
순간, 심장이 휑해졌다. 이 사람, 만나도 될까. 하필 내가 다니는 회사 근처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었는데.
주선자는 말했었다. - 사람 참 괜찮아.
벌써 괜찮지가 않잖아. 그러고 보니 본인도 솔로면서, 그렇게 괜찮으면 왜 본인이 안 만나는 걸까. 분명 나에게 말하지 않은 어딘가 휑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회사 창밖으로 바람이 휑휑 불었다. 휑휑, 이상한 울음소리로 울고 싶어졌다. 나는 거절하는 법을 모르니까.
대화가 채 끝나버리기도 전에 다 마셔버린 커피잔 안의 말라버린 아메리카노 자국이 떠올라 벌써 가슴이 짓눌렸다.
아냐, ‘휑’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 죄송해요. 하필 오늘 업무가 많아서... 처음 뵙는 건데 기다리시게 했네요. 금방 정리하고 내려갈게요. - 괜찮습니다. 명세기 첫 만남인데 제가 기다려야죠 ^^)/
나는 챙기던 가방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멍하니 들여다봤다. 주선자의 말이 귓속에 휑휑 맴돌았다.
- 사람 참 괜찮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