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의 관점

by avg eighty seven

면접관이 되었다. IT 바닥에 온지 6개월 만의 일이다. 이른 감이 있지만 정식으로 면접관이 되다보니 언젠가 내가 면접을 보러 다니던 시절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그 때의 나는 어떻게 비춰졌을지 면접관의 관점에서 반추하게 된다. 여러 차례 면접을 진행하다보니, 소위 일을 잘 할 것 같은 사람의 공통된 특성들이 있었는데,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정리해보았다.



1. 자기 컨텐츠가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다.

자기의 관점과 색깔이 분명한 사람은 면접에 여유가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분명하고,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떻게 어프로치할지에 대해 분명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물어볼 때 이러한 부분들은 사실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훌륭한 카피캣들은 남들이 한 일 조차 본인이 한 것처럼 잘 설명해낼 수 있다. 물론 이 조차도 훌륭한 역량이라 생각한다.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접에서 한 depth 더 파악하고자 하는 바는, 새로운 사안이 주어졌을 때,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문제 해결을 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 때 과거의 다양한 경험들이 동원될 수 있다. 확인하고자 하는 바는, 동원되는 다양한 경험들에 대한 논리적인 소화력이다. 과거의 경험들이 자기 컨텐츠화된 사람들은 이를 논리적으로 잘 활용한다. '과거의 경험을 잘 카피해서 정돈만 되었는지', '완전히 내 것이 되어 활용이 가능한지'에는 매우 다른 차이가 있다. 후자에게는 최소한의 피드만 있다면 혼자서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역량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과거 경험보다는 새로운 케이스를 주며 문제를 거시적으로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해본다.


2.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매력이 있다.

당연히 면접 과정에서는 면접관과 지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면접자는 이 비대칭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어떤 지원자는 이 비대칭성을 인정하지 못한 채 면접에 임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모든 질문과 챌린지 과정에서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 자신의 논리를 방어하기에 급급한 경우가 나타난다. 하지만, 메타인지가 발달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 본인의 이해 수준을 대답에 전제하고 답을 하거나, 모르는 부분들을 명확히 한 번 더 확인하고 답을 구한다. 이 때의 확인 과정은 질문에 대한 반복 확인이 아니라, 질문의 범위를 좁혀 나가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ㅇㅇ 신사업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봅시다.' 라는 질문이 주어질 때, '신사업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인가요.'라기보다는, '저는 ㅇㅇ 관점에 역량이 있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우선순위에 대해 말씀을 드려도 되는 걸까요?' 라는 식이다. 이러한 경우, 이 사람이 스스로 어떠한 관점에 대해 강점이 있는지를 사전에 밝혔기 때문에 이후 이어질 면접의 컨텐츠 또한 그 부분에 집중될 수 있고, 행여 강점이 아닌 부분에 대해 추가 질문이 들어간다 할지라도, 이는 매우 부차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물론, 배제한 영역이 Job description에서 요구하는 중요한 requirement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3. 수용력이 높은 사람은 매력이 있다.

위 메타인지와 연장선상에 있는 포인트이다. 기존 경험에 대한 기술의 경우, 지원자가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 밖에 없지만, 특정 사안을 주고 이에 대한 논리적 흐름과 근거를 물어보게 될 때에는 면접관과 지원자 간의 건전한 debate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면접관은 새로운 관점이나 이슈 제기에 대한 지원자의 수용도를 중요하게 살펴본다. 이따금 지원자는 논리의 코너에 몰리게 될 때 지나치게 이를 방어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논리적 흐름을 깨며 자가당착에 직면한다. 면접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바는 본인의 정답을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정답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정확한 답을 일차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면접관을 활용하여 어떻게 더 나은 아웃풋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IT와 같이 스크럼 조직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나와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직무의 동료들과 일하게 될 일이 많다. 이럴 때, 지원자가 협업 상황에서 어떻게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아웃풋을 도출할 수 있을지를 면접관은 면접 과정에서 살펴보게 된다.



분명 면접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면접관 또한 일을 하는 동료이며, 우리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밸런스있게 잘 전달하는 것이 결국 면접의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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