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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May 27. 2016

싱가포르를 걷다4

마리나베이

마리나베이에 왔어요

지금은 오전 11시 

섭시 32도네요



멀라인언이 내뿜는 물을 받아먹는 장면은

다소 진부하고 유치한 경향이 있지만

꼭 찍어줘야 하는거죠



보세요

다들 그러고 있잖아요



날은 덥고

하루 종일 걷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군필엄마를 쫓아다니는 것은

6, 9, 12살 아이들한텐 힘들일이죠



이 건물을 왜 내가 봐야하는지



 한국기업은 저리 괴상한 건물을 지은건지



궁금하지 않은것들에 대해 왜 엄마는 설명하려하는지. . .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잠깐 행복했던 아이들은



5분만에 다시 지친모드로 들어갑니다


할수 없죠

일단 돌아갔다가


밤 8시에 다시 나섭니다


와우!



밤은 환상적이군요



아이들의 포즈가 살아나고



맥주와 라이브음악을 즐기는 아빠도

행복해요



생명력을 얻은 분수들이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노래도 하네요



맥주 한모금에 저도 여유를 찾고

아이들한테도 너그러운 엄마가 되네요


이렇게 싱가포르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찬찬히 기억을 더듬어 봐요


제가 생각하는 싱가포르의 장점은

어디든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지도만 보고도 위치를 대충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작고

여차하면 걸어갈 수 있을 만큼이나 작다는 거

세가지 예요


그냥

강남, 여의도만 가도 실컷 볼수 있는 건물들을 아름답다며 바라보기엔

전 너무 옛날사람이거죠

멋지고 특이하며, 실용적이지 않은 건물들을 보는것이 잠깐 흥미롭긴 했으나

그래봤자 건물인걸요


저는요

자연을 재구성한 공간위에 지어진 구조물이

어떤 역사도 의미도 없이 단지 호화롭기 때문에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 온당치 않다 생각해요

아쉽게도 싱가폴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제게 그런것이었고 그래서 오고 싶지 않았는데

와서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어요


물론 이것은 제 사적인 견해로

이것을 일년지대계인 가족여행에 유일한 참고인의견으로 제시하는것은 권하지 않아요


숙소에 돌아와서 티비를 켜니

이번에 가려고 했던 나라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들려와요

줄곧 사람들이 말했죠

그쪽은 낮에도 위험해

거기는 이제 여행자제국가야

그 곳은 접경지와 가까워


글쎄요

저는 지금 깨닫고 있는 중이예요

이제 세계 어느 곳으로 가더라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요

테러는 나라와 사람을 가리지않고

이제는 이념과도 동떨어진 맹목적성을 띠어 가고 있다는 것을요

이번 테러의 원인으로

정부의 무능과 무슬림의 갈등 복잡한 언어, 행정체계. . .

많은 것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것 역시 누군가에 책임을 몰아가기 위한 술수 일뿐

충분히 그곳에 일어날 만한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 것은 아니니까요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다음 테러국을 지목하네요

어떤 이들은 그 참상을 담은 자극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퍼트려요

공포에 빠뜨리고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

누군가를 의심하고

특정 국가에 불신을 심는것.

그 자체가 그들의 의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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