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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pr 29. 2024

너에게 무슨 말을 먼저 꺼낼까

여러분의 사춘기는 어땠나요?


엄마가 아이에게
먼저 말 거는
사춘기 대화법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학교와 학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머릿속은 온통 친구 생각으로 가득 찼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놀이공원도 부모님을 따라서는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았던 열다섯 살.


혼란스럽던 내 마음을 이해해 주며 '니가 겪고 있는 변화는 그럴 수 있는 거야,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시간이 지나 나는 그 시절의 부모님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고 나 또한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엄마가 되었다.


유독 부모님과의 대화를 거부했던 나의 10대를 떠올려보며 곧 다가올 내 아이의 사춘기 말과 행동에 대비를 하고 싶어 이 책을 펼치게 됐다.


부모가 아이에게 심은
'말씨앗'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는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실수를 자주 해서 "칠칠맞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자신이 조심성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게 되는 것이다.


자아상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아이에게 부모나 양육자, 주변의 어른이 하는 말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만든다고 한다.


부모의 말은 아이의 키보다 더 크게 자라서 그늘을 만드는 나무가 되기도, 온갖 나비와 벌을 초대하는 꽃이 되기도 한다. 인생 정원을 해치는 것도 부모가 무심코 뿌리는 말에 있다.


"너 그러다가 다친다"

"내가 못 살아, 내가 널 잘못 가르쳤지"

"조심성 없이 여자애가 왜 그러니"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때론 아이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말은 안전을 가장한 위협이 아니라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모와 염려와 격려다.


이렇게 말해보세요


이 책은 부모가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하며 내뱉는 말들의 숨은 뜻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실패를 한 아이에게는 희망을 심어 주고 싶고, 또래의 세계로 날아가 버린 아이와는 대화가 하고 싶다. 이제는 어느 정도 컸으니 스스로 잘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넌 영어는 약한 거 같다"라는 말로 열등감을 부추기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거다.




1장에는 사춘기 아이들과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다.


예를 들어 "웬일로 설거지를 다했어?"보다는 "엄마를 위해서 마음을 써줘서 고마워"라든지, "너 또 게임하니?"보다는 "ㅇㅇ야, 지금 뭐 해?"라고 말해보는 거다.


"그게 뭐가 그렇게 화가 나?"라는 말은 아이의 반발을 살뿐이다. 솔직하게 사과하며 "오해해서 미안해"라고 말해보라고 한다.


이 말속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다. 무작정해주는 칭찬보다는 엄마를 생각해 준 마음과 노력을 칭찬해 주고, 의심보다는 상황을 물어주고, 아이의 화난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어른도 완벽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사과를 해보라는 것이다.


"조용히 해", "그거 말고 다른 거 입어"라고 말하는 것은 명령이며 부탁의 말로 바꿔야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하면서도 정작 나는 생각 없이 많은 상처를 주었겠구나 하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고 반성이 됐다.



2장에서는 갑자기 변화된 몸과 마음, 10대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내용이 나온다.


친구들과는 조잘대며 잘만 이야기하면서 엄마가 대화 좀 하자고 하거나 카톡을 보내면 짧게 대답하거나 무응답인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짧게라도 대화에 응해준 것에 고마움을 표현해 보고 조급함이 올라와도 천천히 기다려줘야 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길게 이야기하다 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그런 것이라며 짧더라도 긍정적인 대화 경험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엄마와의 수다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런 상황들이 상상되질 않았다.


나중에 아이와 대화를 하려면 이렇게나 눈치를 봐야 하나 하는 마음에 벌써부터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과거를 떠올려봤을 때 엄마와의 대화가 싫었다기보다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대화가 길어지다 보면 엄마가 꼬치꼬치 캐묻는 것 같아서 오래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꼭 너 닮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라고 했던 엄마의 말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3장은 어른들의 마음 회복을 위한 내용이 담겨있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부모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같은 상처를 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친구에게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게 "왜 그런 일을 당하고만 있어?" 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사례에는 자신도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과거가 있었다.


도와달라고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모습에 결국 과거 자신에게 화를 내듯 아이에게 화를 냈던 엄마. 그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닌 어린 시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였던 것이다.


아이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아이를 알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부모이기 전에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와 잘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거울을 보고 내 얼굴에 뭐가 묻었다면 거울이 아닌 내 얼굴을 닦아야 하는 것처럼, 아이와도 마찬가지다.


혹시 부모 마음의 문제는 아닌지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말 한마디가
아이 마음의 문을
열어줍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느낀 점은 부모가 평소에 말하고 행동한 것들이 아이로 하여금 그대로 나타나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사춘기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게 과연 10대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일까?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되돌아봤다. 어리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내 생각대로 단정 짓거나 너무 이래라저래라 지시만을 한건 아니었는지. 내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했던 일들도 떠올랐다.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아이도 부모도 서투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변함없이 그대로일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말과 행동을 통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표현에도 연습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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