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읽는 제이'입니다.

꿈을 향해 도전할 것

by 책읽는제이
아이 키우듯 꿈을 키우세요. 좋든 싫든 기분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우리는 당연하게 아이를 키웁니다. 그 마음으로 꿈을 키우면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 한혜진 지음-


"그것은요 동글동글해요. 그것은 세모예요. 그리고 위쪽에 뿔이 달려있어요. 그리고 있잖아요. 색깔은 보라색이에요. 그리고 주렁주렁 매달려있어요. 오늘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라디오에서 여섯 살짜리 아이의 퀴즈가 흘러나온다. 청취자들은 여러 가지 답을 문자로 보낸다. 아이의 시선이 참신하다고도 하고 목소리가 귀엽다고도 했다. 나는 이미 그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다. 우리 딸이 녹음 한 퀴즈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두근두근~ 포도입니다!"

또랑또랑 정답까지 잘 말했다. 라디오 방송을 듣는 우리 가족은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랐다.


평소 라디오를 즐겨 듣던 남편은 '김상혁,딘딘의 오빠네라디오' 애청자였다. 그 방송에는 어린이들이 퀴즈를 내는 코너가 있었다. 저녁을 먹을 때면 남편이 라디오 다시 듣기로 그 부분을 종종 들려주곤 했다. "우리도 퀴즈 만들어서 한번 보내볼까?" 남편이 물었다. 나는 신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냐면서 "우리가 뽑히겠어?" 하면서 귀찮아했다. 하지만 우리가 뽑혔다. 설마 했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꿈이 생기면서 겪게 된 변화 중에 하나는 살림과 육아, 그리고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나에게 집중하다 보니 아이들을 키우면서 완벽하려고 노력하던 강박에서 벗어났다. 집을 뒤집어 정리하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오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잘 해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기쁘면서 슬프고, 좋으면서 떨어져 있고 싶고, 사랑하기도 괴롭기도 했던 널뛰기 같은 감정에서 빠져나왔다. 외면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던 못난 내 모습에서 의미를 찾았다. 지난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라는 책에서 엄마들에게는 육아를 통해서 얻게 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인내심, 판단력. 집중력, 간절함, 근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것들을 키우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다년간의 육아를 통해 귀한 능력을 습득한다. 나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아이들 키우는 것 외에는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할 수 있는 게 없는 줄 알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찾은 뒤부터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그 과정을 겪는 동안 엄마로서 얻게 된 능력이 밑바탕이 됐다. 조금 더 노력했고 기다릴 수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 간절함이 가득했다.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다 보면 종종 예사롭지 않은 글을 만날 때가 있다.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글쓴이가 궁금해지는 글. 그 사람이 쓴 다른 글을 뒤적이게 만드는 건 '브런치 스토리'의 글일 때가 많았다.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브런치스토리 작가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쓰는 자기소개서, 연재하고 싶은 이야기와 목차, 샘플로 첨부해야 하는 세 개의 글이 필요했다. 며칠을 고민해서 작성을 한 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신청버튼을 눌렀다. 다음날 오징어를 뜯으며 메일함을 열어봤다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세네 번씩 떨어졌단 이야기에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한 번에 합격이 되다니. 다시는 숨지 말라고 기회를 주시는 걸까. 나의 간절함이 통했다.


브런치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가득하다. 나에게도 독특한 경험이나 특별한 직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이야기로 힘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 믿는다. 평범하지만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나의 이야기. 어딘가에 있을 나와 비슷한 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예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의 내가 알았더라면.


'내 인생은 고작 이게 다인가'라는 생각에 힘들어했었다. 꿈도 사랑도 인생도 지금의 모습이 완성된 결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은 길고 길다. 그리고 그 끝은 아직 알 수 없다.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때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지 않았다면 당연히 뽑힐 일도 없었다. 브런치작가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글을 쓸 수도 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이든 실패든 아무런 결과도 없다. 너무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머릿속에만 머물던 것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들고 싶었다. '꿈을 이루고 싶다'에서 '어떻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로 생각의 전환을 한 것이다. 물론 브런치 작가가 된다고 해서 정식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해 준다는 점이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너도 할 수 있어. 이제 다시는 숨지 마' 응원의 메시지였다. 작은 성공의 경험은 꿈을 향해서 나갈 수 있는 희망이자 동력이 됐다.


라디오 사연이 당첨된 이후 방송국에서 아이스크림 쿠폰을 선물로 보내줬다. 공짜로 먹는 아이스크림은 훨씬 맛있었다. 최근에 남편은 컬투쇼에 가보고 싶다며 몇 번 신청을 했지만 아직까지 당첨소식은 없다. 그래도 남편은 여전히 라디오를 사랑하고 좋은 음악이나 사연을 듣게 되면 어김없이 가족에게 들려준다.


나는 매일 책을 읽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글을 쓴다. 지금 이 순간은 누구 엄마도 누구 아내도 아닌 내 닉네임 그대로 '책 읽는 제이'로 살기 위한 도전이다. 아빠는 왜 그 힘든 일을 하려고 하느냐면서 걱정의 말씀을 하셨다.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무모한 도전처럼 보일지라도 그 과정을 즐기는 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이제 다시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5년 전 나와 현재의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5년 뒤에 나는 지금과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겠지. 상상만 하던 꿈을 실체로 만들 것이다. 한발 더 움직여서 또 다른 도전을 계속한다. 점점 내 모습이 선명해진다. 그곳에는 꿈을 이뤄낸 기특한 내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