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 한권 끝까지 읽기 힘든 당신에게

지루하지 않게 책 읽는 방법

by 책읽는제이
출처:MBC무한도전


만약 당신에게 한 가지 능력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나는 책을 빨리 그리고 꼼꼼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이 갖고 싶었다. 내 책장에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여러 권있다. 서점 장바구니에도 사고 싶은 책이 잔뜩이다.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 또 다른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책이 궁금해져서 책 읽기를 멈추고 다른 책을 뒤적인다.


책 한 권을 읽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다음 책을 빨리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면 지금 책을 대충 읽게 된다. 그러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고 내가 지금 그저 글자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출처:네이버이미지


독서법에 대한 책들을 읽다 보면 병렬 독서에 대해서 자주 언급이 된다. 10쪽 독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병렬 독서란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루 5권의 책을 각각 10쪽씩 혹은 한두 챕터씩 원하는 만큼 읽는 것이다.


그것의 효과가 좋다고는 들었지만 왠지 나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 같았다. 독서라면 모름지기 진득하게 앉아서 한 권을 끝까지 읽어내야 하는 게 아닌가?


병렬 독서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읽을 때 그 분량과 내용에 압도되어 읽다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하루 한두 챕터씩만이라도 읽어봐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그 외의 독서시간에는 읽고 싶은 다른 책을 읽었다. 두 권, 혹은 세 권을 함께 읽다보니 오히려 단조로움이 사라지고 다양한 책을 읽는 것에 재미가 느껴졌다.


출처:네이버이미지


그렇게 늘어난 책은 현재 7권이 되었다. 7권의 책을 각각 읽고 싶은 분량만큼 읽으면 된다. 한 번에 7권을 이어서 보기도 하고, 틈틈이 한 권씩 읽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한 권만 읽을 때보다 뿌듯함도 커졌다.


내용이 뒤섞이거나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사라져 책을 좀 더 천천히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책과 책은 서로 맞닿아있는 있다는 걸 알았다. 모든 책은 서로를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처럼.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독서법이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건 없다.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꾸준히 읽으면 된다. 한 권을 집중해서 한 번에 읽는 사람,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여러 권 돌려읽는 사람, 전혀 다른 분야의 책들을 섞어 읽는 사람 등.. 각자의 상황이나 취향에 맞게 차근차근 읽다 보면 독서의 즐거움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내가 읽어야 할 7권의 책들은 밀리의 서재에, 그리고 내 방 책상 위에, 식탁 위에 각기 흩어져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꾸준히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완독한 첫 번째 책이 생긴다. 한 권의 책을 선택해서 쭉 읽는 것보다는 완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다. 마치 농부가 봄에 여러 가지 씨앗을 뿌리고 가을이 되어 수확물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같다. 나는 이러한 '수확의 독서법'덕분에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독서를 해나갈 수 있었다.

'키친테이블 독서' 中
장점은 '지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생 독서 습관을 내 몸에 딱 맞게 장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읽는 행위가 즐거워야 한다. 어려운 책 한 권을 이번 달 안에 꼭 읽겠다고 다짐하며 붙들고 있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지 않고서는 지치기 마련이다. 지치면 지루해지게 되고 지루해지면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키친테이블 독서' 中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책 한 권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다른 분야의 책 읽기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독서를 한다면 소설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분야의 책은 읽지 못하는 셈이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 속 세계에 몰입해서 울고 웃다가도 어느 정도 읽었다 싶으면 이번에는 육아서를 펼쳐 내 육아를 점검해 보고 조언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분야의 책을 선정해 책탑을 쌓고 정해진 분량씩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꾸준히 여러 가지 분야의 글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키친테이블 독서' 中


책을 읽다가 옆에 쌓여 있는 책들을 보게 되면 ‘저 책들은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급해지니 읽고 있는 책은 대충 막 넘기게 되고,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도 저도 안 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독서의 방법이 있다. 바로 10쪽 독서법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 권의 책을 매일 딱 10쪽씩만 읽는 것이다. 더 읽어도 안 되고, 덜 읽어도 안 된다. 무조건 딱 10쪽씩만 읽어야 한다. 그런데 한 권의 책만 그렇게 읽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독서력에 맞게 5권에서 10권까지 권수를 정해 그 모든 책의 딱 10쪽씩만 읽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中
“그렇게 읽으면 헷갈리지 않나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복습의 효과가 있어서 더 명쾌해진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예를 들어보겠다. 1번에서 5번까지 책이 있다고 해보자. 1번 책을 10쪽 읽고, 2번 책으로 넘어가 책을 펼치면 1번 책과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뇌는 저절로 생각을 하게 된다. ‘앞의 책은 원래 어떤 내용이었지?’ 내가 하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뇌가 그렇게 한다. 그러니 자동으로 복습 효과를 낳게 되고, 한 권만 읽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가 좋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中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0과 80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