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어와 네트워킹
스웨덴에서 석사 유학 후 취업을 한 경험을 살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유학생으로서 스웨덴 취업에 대한 내용을 적으려 한다. (얼마 없는) 유학생뿐만 아니라 스웨덴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오는 분들에게도 이번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유학 전 고려해야할 사항
나는 스웨덴어는 못하지만 현지 학교(석사)를 졸업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바로 스웨덴으로 취업하는 것 보다는 정보가 많았다. 사실 처음 유학을 결정 했을 당시에는 취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으나 유학 후 취업노선을 열어두고 싶은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수집후 유학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취업시 현지어가 필수인가
이 부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국가에서 특히나 중요하다. 유학을 가기 전에는 언어야 배우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있는데 영어로 수업도 듣고 외로운 타향살이를 하면서 다른 외국어를 배우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눈이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으면서 유학하는 나라에 대한 마음이 식다보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울 동기마저 서서히 식어가게 된다. 게다가 전공에 따라 취업시 현지어 필요여부가 다르므로 이 역시 잘 살펴봐야한다. 예를 들면 건축학의 경우, 현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그들과 문제없이 소통 하려면 스웨덴어는 필수로 배워야 한다.
졸업 후 취업 비자는 몇 개월동안 유효한가
나라마다, 학위에 따라 다르지만 석사 졸업 후 스웨덴은 신청자에 한해 6개월 (현재는 1년이라고한다), 독일은 1년이라고 한다. 6개월, 1년이 길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유럽의 일처리 속도, 여름 휴가철 (6월-8월)과 겨울 휴가철 (12월 중순-1월 초) 을 생각하면 그렇게 길지 않다. 나의 경우 일이 빨리 진행 되어서 지원서를 넣고 최종 계약서를 쓰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다.
취업 후 회사에서 비자 서포트는 해주는가
스웨덴의 대기업들은 해주는데 아주 소규모에 외국인 몇 없는 회사는 비자문제로 거절하기도 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 취업하려해도 비자 문제로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
유학하는 도시의 주요 회사가 전공이랑 연관되어있는가
예를 들면 스웨덴의 예테보리는 자동차회사가 메인이므로 자동차와 관련된 전공 (자동차공학, 기계, 제어, 전력, 임베디드, 컴퓨터 공학 등등) 의 취업이 수월하다.
유학 중 취업을 위한 활동
예테보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말을 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도 상황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킹이란 그저 인맥쌓기이다. 이런 저런 행사에 많이 참여하거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참여하고, fika 도 열심히 해 교수랑 친해지면서 인맥을 쌓는 사람이 많다.
네트워킹이 중요한 이유는, 첫째로 경력자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신입이 경력을 쌓기란 쉽지않은데 네트워킹은 신입이 경력을 쌓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한다. 개인적으로 이해는 잘 되지 않으나 모든 회사에는 추천 (referral) 시스템이 있고 추천을 받은 사람은 HR과 hiring manager 의 눈에 띄기 쉬운 것은 물론,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직원의 retention rate 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1] 게다가 경력자가 이직을 하고 싶을 때 역시 도움이 된다. 이직하고 싶은 회사의 내부사정 (회사문화, 실제 업무 등)을 알수 있는 것은 물론 추천을 부탁해 면접 기회를 다른 지원자들 보다 쉽게 얻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 1학년에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2학년에는 회사에서 논문을 썼으며, 2학년이 끝나는 여름에는 학교에서 서머잡을 하며 CV도 채우고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주최하는 네트워킹 이벤트와 학교에서 주최하는 취업박람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언어이다. 당연히 스웨덴어 사용자 위주로 일이 돌아가니 스웨덴어를 못하면 소외되기 쉽다. 외국인이 많은 행사의 경우에도 스웨덴 사람 끼리는 주로 스웨덴어를 쓰기 때문에 자연스레 투명인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스웨덴 유학 중에 간단한 스웨덴어는 배워 두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무료로 스웨덴어 수업을 제공하므로 왠만하면 빠지지 않고 다니는 것이 좋다.
스웨덴 회사와 지원서 접수
크게 컨설팅 회사라고 불리는 인력 회사와 아닌 회사로 구분이 된다. (여기서 공기업은 제외한다.) 한국에는 컨설팅 회사가 많지 않지만 스웨덴에서는 함부로 사람을 자를 수 없기 때문에 컨설턴트를 많이 고용한다. 예테보리의 큰 컨설팅 회사에는 AFRY, Alten, Altran, Sigma, Semcon 등이 있다.
사기업은 볼보그룹(버스/트럭/펜타 등), 볼보 자동차, CEVT 등 자동차 회사가 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컨설팅회사도 자동차 회사에 컨설턴트를 많이 보낸다. 보통 큰 회사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지만 일할 때 스웨덴인들끼리는 스웨덴어를, 중국인끼리는 중국어를, 터키인끼리는 터키어를 쓴다. 인도인들은 언어가 다양해서 그런지 인도인끼리는 영어도 많이 쓴다. 취업시 스웨덴어 필수 여부는 전공 마다 다르긴 하지만 스웨덴에서 스웨덴어를 잘 하는 것은 당연히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된다.
스웨덴 회사 지원시 회사 홈페이지나 링크드인에서 찾으면 된다. 어떤 공고가 언제 올라올지 모르므로 매일 체크해 공고를 본 순간 바로 지원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너무 늦게 지원하면 지원서를 보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1] TalentLyft, What is Employee Referral?, Available: https://www.talentlyft.com/en/resources/what-is-employee-refer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