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Suns, A New Beginning Every Day
"상사를 꼰대라고 치부하지 마라. 그들의 말 속에서 당신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배울것을 찾아라. 이 대화가 당신을 성장시킬 기회다."
앗..... I am 꼰대 22. .
상무님들과 수업을 하면 가장 좋은 점은,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임원 수업은 사실 ‘수업’이라기보다는 수다에 가깝다. 단지 영어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분들은 해외 경험도 풍부해 영어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업을 듣고, 나는 그 시간 동안 인생을 배우게 된다.
12월이 되면서 상무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역시 시간이 너무 빨라요.”
Time flies.
너무 흔한 말 같지만, 매년 듣고 또 매년 실감하는 말이다.
그런데 나는 올해, 그러니까 2025년이 유난히 지루했는데도 유난히 빨리 지나갔다.
모순적인데, 정말 그렇게 느껴졌다. 그랬더니 한 상무님이 이렇게 농담을 했다.
“강사님, 나이 먹을수록 더 빨라지는 거예요.”
그마저도 익숙한 대화의 흐름이었다.
이런 비슷한 인사를 수업 시작 전에 수십 번 반복하던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왜 나는 올해를 가장 지루하게, 가장 허무하게 보냈는지.
There is nothing I’ve achieved.
2022년에는 연말을 파리에서 보내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그 설렘 하나로 열심히 살았다. 돈도 모으고, 불어도 조금 배우고, 미술관도 다니고, 파리에서 입을 옷쇼핑도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꽉 채웠다.
“1년 동안 책 안 사기, 옷 안 사기,” 같은 작은 도전들도 스스로 해내며 의미 있게 보냈다.
그렇게 2022년 말과 2023년 새해를 파리에서 보내고 돌아와서는 새로운 인연도 생기고, 대학원도 마치고…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좋게 흘러갔다.
그리고 2024년엔 연애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유튜브에 리뷰를 올리며 즐겁게 지냈다. . . . 2024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해보니, 그 외에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었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목표나 성취, 삶에 대한 방향과 에너지가 점점 떨어졌던 시기.
2025년.
그 인연과는 친구로 남기로 하고, 뭔가 계획도 없었고, 재미있는 걸 찾지도 않았고,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평생 한 해 한 해 목표 없이 지낸 적이 없었는데, 그게 스스로도 낯설었다.
“나는 왜 2025년을 허비했다고 느끼는 걸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스스로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둔 한 해였구나.
언제나 “몰두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내가 나를 잠깐 잊었던 것 같다. 나와 함께했던 나 자신을 잃어버린 거 같았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한 해가 끝나가는 지금, 나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새해라고 생각한다.
조용히, 다시 목표를 세운다.
새해는 날짜가 아니라 마음이 시작하는 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