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익 Mar 24. 2024

브런치 단상

이태원 참사 500일 추모제

3주전

10.29 이태원 참사 500일 추모제에

남편, 딸과 함께 다녀왔는데

업뎃이 늦어졌네요:


500일을 추모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의 간절한 마음을 나눴고


3월에 태어난 희생자분들의

합동 생일상이 차려졌습니다..


유가족 어머니들이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들, 딸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셨습니다 .


아들…

이렇게 너를 부를때마다

엄마가 얼마나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는지

알고 있니…


아들…

하지만 그 날 이후 그 두 글자는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런 이름이 되버렸어..


네가 떠난 후

두 번 째 맞는 너의 생일..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미친 사람처럼

거리를 헤매이며

그 날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애원했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우리 아들

너는 철없이 놀러 갔다 죽은 아이가 아니란 걸

….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해 미안해

아들…

엄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다시 만날때까지

그곳에서 형 누나들하고 잘 지내고 있어

…..



파르르 떨리던

비슷한 연배 , 어머니의 음성이 통곡으로 변해

저의 울음이 되고 옆 사람의 울음이 되고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들이

매서운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다녔습니다.


생일맞은 친구들의

이름을 다 같이 부르며

기억하겠다고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젊고 푸르른 영정들 앞에 놓인

생일 케잌…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풍경들..


혼자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고통을 직면한

이웃들이 있고

요행히 그 고통을 피한 내가  있습니다.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 딸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쉬운 것  같은데..

또 어려운 문제라고 딸이 그러더군요

저도 남편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답을 계속 찾아가는 수 밖엔…

달리 도리가 없는 ..

어려운 문제겠지요…


* 앞으로 매월초

이태원 참사 생일자 분들의 합동추모가

시청옆 분향소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