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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단상

이태원 참사 500일 추모제

by 장익

3주전

10.29 이태원 참사 500일 추모제에

남편, 딸과 함께 다녀왔는데

업뎃이 늦어졌네요:


500일을 추모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의 간절한 마음을 나눴고


3월에 태어난 희생자분들의

합동 생일상이 차려졌습니다..


유가족 어머니들이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들, 딸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셨습니다 .


아들…

이렇게 너를 부를때마다

엄마가 얼마나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는지

알고 있니…


아들…

하지만 그 날 이후 그 두 글자는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런 이름이 되버렸어..


네가 떠난 후

두 번 째 맞는 너의 생일..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미친 사람처럼

거리를 헤매이며

그 날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애원했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우리 아들

너는 철없이 놀러 갔다 죽은 아이가 아니란 걸

….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해 미안해

아들…

엄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다시 만날때까지

그곳에서 형 누나들하고 잘 지내고 있어

…..



파르르 떨리던

비슷한 연배 , 어머니의 음성이 통곡으로 변해

저의 울음이 되고 옆 사람의 울음이 되고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들이

매서운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다녔습니다.


생일맞은 친구들의

이름을 다 같이 부르며

기억하겠다고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젊고 푸르른 영정들 앞에 놓인

생일 케잌…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풍경들..


혼자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고통을 직면한

이웃들이 있고

요행히 그 고통을 피한 내가 있습니다.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 딸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쉬운 것 같은데..

또 어려운 문제라고 딸이 그러더군요

저도 남편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답을 계속 찾아가는 수 밖엔…

달리 도리가 없는 ..

어려운 문제겠지요…


* 앞으로 매월초

이태원 참사 생일자 분들의 합동추모가

시청옆 분향소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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