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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May 30. 2024

수술에서 퇴원까지의 일들...

*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셔서 알려드려요

제 남편의 교통사고는 4년 전, 2020년 4월의 일입니다.

지금은 잘 완쾌되어 건강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걱정해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아주대 외상센터에서 일사천리로 두 번의 수술이 진행되었다.

남편이 수술실로 들어갈 때마다 두려워 떨었지만

 교수님과 간호사분들의 신뢰 가는 말씀에 마음을 추슬렀다.

감사하게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다.


외상센터 환자들은 워낙 중증이라  통증으로 섬망이 오는 분들이 많았다.;

갑자기 비명을 지르거나 링거줄을 뽑으려고 난동?을;; 부리시는 분들이 제일 많았고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성인남성들이 그런 섬망까지 왔을지....ㅜㅜ

그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고

그때마다 나도 어떤 충격을 받았다 :) ㅠㅠ


맞은 편 침상의 남편분은

수술후 일주일간 실어증이 오셔서  

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정신이  돌아오셨다.ㅠㅠ


남편 역시 최상급 ? 통증에 속하는 수술인데

어쩌면 아!. 소리조차 안 낸다며

간호사분들도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고 했다..

뭐에 잘 놀라는 성격인 나 때문에 더 참은건지...;

입원 내내 짜증 한번 없이 잘 견뎌준 남편에게

지금도 참 감사하다.


병실에는 전국 각지에서  헬기를 타고 올라온

중증 외상환자들이 모여 있었다.

창밖으로 헬기가 내려오면

달려가는 흰 옷의 의료진을 보는 것이 일상이던 곳...


지리산에서 떨어지신 분.

공사장 7층에서 떨어지신 남편 또래 가장분,

오토바이로 벽을 들이받아 크게 다친 젊은 신랑.ㅠ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이니

보호자들도 넋이 나갈 수 밖에는 없지만

하루하루 외상센터에서 케어를 받으면서

다들 나처럼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외상센터 간호사분들은

응급중환자를 다루는 숙련도가 대단했다.

고강도 직무에  

환자는 물론 나처럼 멘털 약한  보호자까지

다독여주시는 그분들이

너무 감사하고 존경스러웠다..


아주대 외상센터라는

훌륭한 외상전문의료시설을 알리고 싶다.

전에 이국종 교수님께서

외상센터 중요성을 말씀하실 때 나름 공감을 했지만

권역외상 센터가 얼마나 절실한 곳인지

온몸으로 깨달았다.

권역외상센터는 전국에 몇 군데밖에 없고

그나마 국가지원과 재원부족으로

사라질 위기라는 보도에

분노가 일었던 것도 그 이유이다.

누구나 외상중환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그런데 남편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골반 골절은 3개월간 침상에서

아예 일어나면 안 된다고 하셨다.

움직이다 뼈가 어긋나면

나중에 장애가 오기 때문이라고.

3개월은 대소변을 침대에서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


난생 처음 하는 일이니 ㅜ 넘 서툴기도 하고

성인남성의 체구를 잘 다루며 해야 하는 것이

여자 힘으론 너무 힘들었다.

큰 일을 처리할 때마다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

남편도 나도 고생을 참 많이 했다ㅠㅠ


수간호사분께서 웬만하면

전문간병인을 쓰라고 하셨다.

능숙한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라

그 편이 환자도 훨씬 편하다고.


결국 일주일 만에

너무 좋으신 전문간병사분을 만났고

나는 그 외의  간병을 맡았다.


외상센터에서는  거의 잠을 못 잤다.

새벽에 검사나 처치가 자주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회복될 수 있을까?

다시 걸을 수 있을까?

뇌출혈 후유증이 나타나면 어쩌지..

온갖  걱정이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낙담할 시간조차 없긴 했다..

중한 교통사고라  처리 문제로  

수원에서 수서 경찰서를 오가야 했고

하필 코로나 시국이라 위임증 발급이 까다로워

동탄까지 가 서류를 떼어 다시 서울로 향하고

담당 검사님과 통화를 수시로 해야하는 등

동분서주 그 자체였다;;


가해자와 따로 만나 합의를 보는 일이

내겐 간병보다 더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이 사람이 주의만 했어도

내 남편이 저 지경은 안 됐을 텐데 라는

원망상태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속에서 분노가 올라왔다.

(가해자가 되시면 안 되겠지만

혹여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셔야

상대의 마음이 풀어집니다.ㅠㅠ)


설상가상 딸아이의 미대 입시가 코앞이라

학원일정 과외선생님을 보강하는 일까지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지만...

이 모든 것이 누구도 아닌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인 것을..

남편은 그렇게 아주대에서

2주간의 수술과 치료를 잘 받고

근처 재활병원으로 옮겨 6개월 만에 퇴원을 했고

무탈히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ㅠㅠ


4년 반이 지났는데

수술한 종아리가 스트레칭 같은 무리한 동작에서 조금 당기는 것 말고

뇌출혈 후유증도 없고 다른 전신 후유증도 없다. ㅠㅠ

초기에 아주대 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최고의 치료를 받은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아주대 병원 앞을 지날 때면 저절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나온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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