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비평연구 시간에 기말 과제로 낸 비평의 일부입니다...
나는 solo :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에 대하여. (16기 영숙을 중심으로)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중학교 때 읽은 소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은 상어 떼들과 사투 끝에 뼈만 앙상하게 뼈만 남은 청새치를 끌고 귀환한다. 보란 듯 청새치를 마을 사람들 앞에 내놓으며 승리를 만끽하는 노인을 상상했던 나의 실망을 채워준 것은 바로 이 구절이었다.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너무 멋있잖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사이 그 구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닥 이룬 것도 없으면서 파괴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한심한 어른이 돼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solo>라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뜬금없이 노인과 바다의 바로 그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중략
결혼생활 내내 나는 어떤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부당한 요구를 늘 기꺼이 수용하는 가식적인 행동을 하면서. 하지만 나라는 사람의 자아는 뒤틀리고 분열되어 갔다. 겉으론 사려 깊은 맏며느리였지만 마음속엔 시어머니와 시누이에 대한 증오가 그득한 인간으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내 삶은 파괴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파괴되지는 않았지만 점점 더 불행한 인간이 되었다. 16 영숙을 보며 나는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건 그런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노인과 바다》의 저 유명한 구절처럼.
“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광기로
목표를 향해 돌진해야 한다는 것도.
- 중략...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
그에 대한 정의는 각각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려면 그런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계엄령 당일 밤 저는 여의도에 가지 못했어요
전시회 전날이라 바쁘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겁 때문이겠지요.
내 삶이 파괴될 거라는 겁..;;
그런데 티브이에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국회로 모인 것을 보고
놀라고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 뒤론 주말마다 남편과 딸과 함께
여의도를 갔었습니다
그 덕에; 주말 촬영 스케줄은 모두 취소했고요 ㅠ
기말고사는 70프로 완성으로 제출..ㅠ
공부보다는 계엄사태가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집이 수원이라 가는 길이 조금 힘들었는데 ㅋ
경상도 전라도에서도 다들 오셨더라구요^^;;
문제는 나이가 나이다 보니
여의도엘 다녀오고 나면
몸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 ㅠ
한랭병이 와서 배탈에 오한에..
이 주간 월화 수업은 연거푸 결석하고 ;;
과목마다 출석율 80프로로 마무리 ㅋㅋ
분노와 답답함에
기말 시험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아! 망했어요 ㅎㅎ)
갈수록 드는 생각은..
계엄령이 떨어진 바로 그날 밤
국회로 달려 나간 시민들이야말로..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이구나 싶어요..
민주주의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린 그야말로 제대로 미친 사람들...
그 정도의 각오가 아니고서는 지킬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이번 두 시간 계엄사태로 뼈저리게 느꼈고요...
mz친구들이 쓰는 용어로
더 고트!
the greatest of all time
이 수식어를 감히 제가 ;
그 야만의 밤,
국회로 달려나간 시민분들께 수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