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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Dec 20. 2024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

아래는 비평연구 시간에 기말 과제로 낸 비평의 일부입니다...


나는 solo :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에 대하여.  (16기 영숙을 중심으로)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중학교 때 읽은 소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은 상어 떼들과 사투 끝에 뼈만 앙상하게 뼈만 남은 청새치를 끌고 귀환한다. 보란 듯 청새치를 마을 사람들 앞에 내놓으며 승리를 만끽하는 노인을 상상했던 나의 실망을 채워준 것은 바로 이 구절이었다.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너무 멋있잖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사이 그 구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닥 이룬 것도  없으면서 파괴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한심한 어른이 돼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solo>라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뜬금없이 노인과 바다의 바로 그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중략


 결혼생활 내내 나는 어떤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부당한 요구를 늘 기꺼이 수용하는 가식적인 행동을 하면서. 하지만 나라는 사람의 자아는 뒤틀리고 분열되어 갔다. 겉으론 사려 깊은 맏며느리였지만 마음속엔 시어머니와 시누이에 대한 증오가 그득한 인간으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내 삶은 파괴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파괴되지는 않았지만 점점 더 불행한 인간이 되었다. 16 영숙을 보며 나는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건 그런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노인과 바다》의 저 유명한 구절처럼.

 

“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광기로

목표를 향해 돌진해야 한다는 것도.


- 중략...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

그에 대한 정의는 각각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려면 그런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계엄령 당일 밤 저는 여의도에 가지 못했어요

전시회 전날이라 바쁘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겁 때문이겠지요.

내 삶이 파괴될 거라는 겁..;;


그런데 티브이에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국회로 모인 것을 보고

놀라고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 뒤론 주말마다 남편과 딸과 함께

여의도를 갔었습니다

그 덕에; 주말 촬영 스케줄은 모두 취소했고요 ㅠ

기말고사는 70프로 완성으로 제출..ㅠ

공부보다는 계엄사태가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집이 수원이라 가는 길이 조금 힘들었는데 ㅋ

경상도 전라도에서도 다들 오셨더라구요^^;;


문제는 나이가 나이다 보니

여의도엘 다녀오고 나면

몸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 ㅠ

한랭병이 와서 배탈에 오한에..

이 주간 월화 수업은 연거푸 결석하고 ;;

과목마다 출석율 80프로로 마무리 ㅋㅋ

분노와 답답함에

기말 시험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아! 망했어요 ㅎㅎ)

갈수록 드는 생각은..

계엄령이 떨어진 바로 그날 밤

국회로 달려 나간 시민들이야말로..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이구나 싶어요..


민주주의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린 그야말로 제대로 미친 사람들...

그 정도의 각오가 아니고서는 지킬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이번 두 시간 계엄사태로  뼈저리게 느꼈고요...


mz친구들이  쓰는 용어로

더 고트!
the greatest of all time

이 수식어를 감히 제가 ;

 그 야만의 밤,

국회로 달려나간 시민분들께 수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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