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이브라모비치
*퍼포먼스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기존 개념을 전혀 다른 맥락에 가져다놓는 행위
그리하여 정치적 사건을 끌어들이거나 발생시키는 작업.
마리나 이브라모비치는 세계적인 동시대 예술가로
특히 퍼포먼스 영역에서 레전드 오브 레전드이신 작가다~
80이 다 되신 지금도 활발한 작업을 펼치고 계시다.
(최근에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 작업 하심 ㅎ)
1970년 작업
토마스의 입술. 을 통해
퍼포먼스란 무엇인가?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충격적으로 던지신 분이다.
텅빈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 안.
관객들이 곧 있을 작가의 등장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무대위 하얗고 긴 직사각형 테이블 위에는
꿀 한 병, 와인 한 병, 긴 쇠꼬챙이. 깨진 유리조각.
테이블 옆에는 커다란 얼음판이 놓여져있다.
잠시후, 나체의 이브라모비치가 등장한다.
테이블 앞으로 걸어간다.
꿀 일리터를 마신다
와인 한병을 마신다
쇠꼬챙이를 들어
자신의 복부와 팔, 다리에 차례로 긋기 시작한다
그 다음 깨진 유리조각을 들어
자신의 배꼽 주위에 별 모양의 오각형을
새긴다
복부 주위는 이미 피로 흥건하다..
관객들은 패닉에 빠진다.
말려야하나?
지금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앜!
비명이 터져나오고 고함이 난무하는 관객석..
피 칠갑을 한 이브라모비치가 일어서
옆에 놓인 얼음판위에 눕는다
그 위에서는 대형 환풍기가 돌아간다.
차가운 바람이 이브라모비치를 향해 쏟아지고
피는 낭자하게 흘러내리고
이브라모비치는 얼어 죽어가는 것 같다.
사진이 심약자 주의라 수업 영상으로 대체^^;;
이 퍼포먼스는 작가의 안위를 걱정한
관객들의 무대 난입으로
30분 만에 중단되었다:)
이브라모비치는
토마스의 입술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극한의 고통과 위험까지 몰아부쳐
육체의 한계, 그것을 참아내는
정신의 한계를 실험하며
한 편으론
관객에게 정동을 불러 일으켜 그들로 하여
작가가 예측하지 못한 또 하나의 사건을 발생시켰다.
( 이 대목에서 작가의 의도냐 우연한 발생이냐하는.. 논쟁은 여전하다 )
처음에는 관객이 작가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작가가 관객의 퍼포먼스를 목격하게 되는 ...
performed...performance...
의 주도권이 작가에서 관객으로 전이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밖에도 와일드 (wild) 라는
리벌버 권총을 목에다 대고
총알 한개를 넣은 채 러시안 룰렛을 감행한
공연도 유명하다.
이 역시 기함한 관객들이 뛰어올라가
완력으로 총을 빼앗아 중단되었다.
신체에 주목하고 신체를 극단으로 내모는
실험적 방식은 이제는 아무도 하지 않지만
1970년 그러니까 반 세기도 더 전에
젠더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녀의 작업은
동시대 미술안에서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중요한 축이 되는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젊은 날의 이브라모비치는
율라이라는 파트너이자 동료와 12년을 함께하고
영상 작업 중 일어난 사건으로 영영 결별했다.
나이가 드셔서는
2010년 뉴욕 moma 에서 열린
the artist is present
라는 공연으로
젊은 날의 파격과는 달리
가슴 따듯한 관객참여형 퍼포먼스로
전 세계에 울림을 주셨던.
이때 22년만에 율라이를 만나게 되는데...
유튜브에 영상이 나와 있으니 꼭 보시길 추천한다..
미리 말하면 스포라서 ..^^;
마리나 이브라모비치 선생님!
존경합니다!
p.s
우리 과는 퍼포먼스 비중이 매우 높다.
그 중 신체 작업은 가장 큰 축인데...
라떼는 늘 그 부분에서 허덕인다..
신체성 그 자체에 주목하는 공연을 수행하기에는
꼰대 라떼의 머릿속은 금기사항 투성이로 꽉 차 있어
그걸 몰아내는데 참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