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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Jan 22. 2024

라떼가 좋아하는 예술가들

마리나 이브라모비치


*퍼포먼스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기존 개념을 전혀 다른 맥락에 가져다놓는 행위

그리하여 정치적 사건을 끌어들이거나 발생시키는 작업.


마리나 이브라모비치는 세계적인 동시대 예술가로

특히 퍼포먼스 영역에서 레전드 오브 레전드이신 작가다~


80이 다 되신 지금도  활발한 작업을 펼치고 계시다.

(최근에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 작업 하심 ㅎ)


1970년 작업

토마스의 입술. 을 통해

퍼포먼스란 무엇인가?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충격적으로 던지신 분이다.


텅빈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 안.

관객들이 곧 있을 작가의 등장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무대위 하얗고 긴 직사각형 테이블 위에는

꿀 한 병, 와인 한 병, 긴 쇠꼬챙이.  깨진 유리조각.

테이블 옆에는 커다란 얼음판이 놓여져있다.


잠시후, 나체의 이브라모비치가 등장한다.

테이블 앞으로 걸어간다.


꿀 일리터를 마신다

와인 한병을 마신다


쇠꼬챙이를 들어

자신의 복부와 팔,  다리에 차례로 긋기 시작한다


그 다음 깨진 유리조각을 들어

자신의 배꼽 주위에 별 모양의 오각형을

새긴다


복부 주위는 이미 피로 흥건하다..

관객들은 패닉에 빠진다.

말려야하나?

지금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앜!

비명이 터져나오고 고함이 난무하는  관객석..

 

피 칠갑을 한 이브라모비치가 일어서

옆에 놓인 얼음판위에 눕는다

그 위에서는 대형 환풍기가 돌아간다.


차가운 바람이 이브라모비치를 향해 쏟아지고

피는  낭자하게 흘러내리고

이브라모비치는 얼어 죽어가는 것 같다.


사진이 심약자 주의라 수업 영상으로 대체^^;;


이 퍼포먼스는 작가의 안위를 걱정한  

관객들의 무대 난입으로

30분 만에 중단되었다:)


이브라모비치는

토마스의 입술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극한의 고통과 위험까지 몰아부쳐

육체의 한계, 그것을 참아내는

정신의 한계를 실험하며


한 편으론

관객에게 정동을 불러 일으켜 그들로 하여

작가가 예측하지 못한 또 하나의 사건을 발생시켰다.

( 이 대목에서 작가의 의도냐 우연한 발생이냐하는.. 논쟁은 여전하다 )


처음에는 관객이 작가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작가가 관객의 퍼포먼스를 목격하게 되는 ...


performed...performance...

의 주도권이 작가에서 관객으로 전이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밖에도 와일드 (wild) 라는

리벌버 권총을 목에다 대고

총알 한개를 넣은 채 러시안 룰렛을 감행한

공연도 유명하다.

이 역시 기함한 관객들이 뛰어올라가

완력으로  총을 빼앗아 중단되었다.

신체에 주목하고 신체를 극단으로 내모는

실험적  방식은 이제는 아무도 하지 않지만


1970년 그러니까 반 세기도 더  전에

젠더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녀의 작업은

동시대 미술안에서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중요한 축이 되는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젊은 날의 이브라모비치는

율라이라는 파트너이자 동료와 12년을 함께하고

영상 작업 중 일어난 사건으로 영영 결별했다.


나이가 드셔서는

2010년 뉴욕 moma 에서 열린

the artist is present

라는 공연으로

젊은 날의 파격과는 달리

가슴 따듯한 관객참여형 퍼포먼스로

전 세계에 울림을 주셨던.

이때 22년만에 율라이를 만나게 되는데...

유튜브에 영상이 나와 있으니 꼭 보시길 추천한다..

미리 말하면 스포라서 ..^^;

 

마리나 이브라모비치 선생님!

존경합니다!


p.s

우리 과는 퍼포먼스 비중이 매우 높다.

그 중 신체 작업은 가장 큰 축인데...

라떼는 늘 그 부분에서 허덕인다..


신체성 그 자체에 주목하는 공연을 수행하기에는

꼰대 라떼의 머릿속은 금기사항  투성이로 꽉 차 있어

그걸 몰아내는데 참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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