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고요히 적는다
가을비가 멈출 줄 모른다.
유난히 비가 많은 올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 무색하다.
내가 좋아하는 높고 푸른 하늘은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고,
하늘은 늘 낮게 깔린 구름으로 눅눅하다.
요즘 피땅콩을 사면 알맹이가 없는 헛껍질이 많다고 한다. 비가 많이 와서 땅속에서 썩어 버린 탓이리라.
과일이나 땅콩 등의 농사는 줄줄이 흉년이라는데,
농부들의 시름이 얼마나 깊을까 싶다.
비싼 농산물을
사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가을장마가 달갑지 않은 것을 너머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송이버섯이 풍년이라고 했다.
비가 많이 와서 송이버섯이 예년보다 더 많이 났다고 한다.
비 한줄기에 웃고 웃는 것이 농사라지만, 이렇게 극명하게 명암이 갈 릴 줄이야.
덕분에 나도 귀한 송이버섯을 시댁 도련님에게 선물 받았다.
"비가 오면 우산 장사 웃고 날이 맑으면 짚신 장사 웃는다"는 옛사람들의 말이 딱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