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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ight Sep 30. 2015

대곡역

광화문을 나서는 길 1000번 버스를 탔다

유독 하늘이 맑아서 이어폰을 끼고 밖을 쳐다보다

대곡역이 보였다 


지하길에 나란히 놓인 역과 달리

지상으로 툭 튀어나온 빛바랜 역사


먼지 쌓인 창틀과 쭉 이어진 한 일자 하늘지붕 사이로

들이치는 늦여름 빛살에  

무던히 지나치던 내게 대곡역이 질문을 했다 


지하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왜 나만 밖에 있냐는 당돌한 투정에 


그래도 바깥세상을 보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사계절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게 어디 쉬운줄 아냐고 

쏘아붙이려는 데 


옆사람이 친 커튼에

속 시원히 대답을 못하고

그냥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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