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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ight Oct 03. 2015

자(者)

외로움에 관한 고찰

관찰자 

유독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자주 들어가는 때가 있다. 특별한 약속 없이 집에 있거나, 말을 많이 하지 않은 날이 그렇다. 대화욕구가 해갈되지 않아서 일까. 무료함보다는 이야기에 대한 갈증에  이곳저곳을 자꾸 기웃거린다. 축제를 즐기는 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이, 좋은 음식을 먹는 사진을 보며 이웃네 삶을 염탐한다. 염탐이란 단어가 부정적이나 모든 이에겐 타인을 엿보고 싶은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직접 만나 대화하지 않아도 사진과 동영상으로 그네들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얼마나 스마트한가. 교류하지 않아도 타인의 근황을 알 수 있다라. 이야말로 스마트한 세상 아닌가.



참여자 

잠잠한 인스타그램을 깨울 때가 되었다. 한동안 문화생활을 못했는데 오늘이 적기다. 푸른 하늘, 플라스틱 MAX 맥주에 야구장이라. 한손에 표를 들어 반대편 조명이 살짝 비추게 찍으면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사진이다. 과 동기들이랑 단체 셀카도 찍고, 회색 후디로 편한 느낌도 주고. 경기를 보다가 잠잠한 아이폰이 신경 쓰인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좋아요 10개는 넘었는데 다들 어디 갔나. 피드에 뜨는 모든 좋아요를 누르지만 반응이 시원찮다. 이런 게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건가. 응원이고 뭐고 맥스나 한잔 더  마셔야겠다. 짠짠.



절대자

아직도 모르겠다. 인간이란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가. 혼자건 둘이건 외로움을 느끼는 이상한 존재다. 여러 문학가에 영감을 주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은연중에 설파했건만 한  순간뿐이다.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도 그 '외로움'이란 감정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좀 더 강해지라고 불을 주고, 잡스를 시켜 스마트폰을 주었건만 정신은 더 약해졌다. 한 순간이라도 연결이 끊어지면 벌벌 떠는 모습이란 쳐다보기조차 싫다. 애초에 두 버전으로 만든 게 잘못인지도 모르지. 다음 번에 한 종류로 만들어 봐야겠다. 그럼 번식은 어떻게 설계하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로? 아님 감자 캐듯 땅에서 얻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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