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눈

by 길을 걷다가

요 며칠 아이와 통화를 자주 한다.

오늘도 오후 10시쯤 시작한 통화가 12시가 다되어 끝났다.

절절하게 흐느끼며 고충을 이야기하는 아이의 안타까움이 마음에 전해진다.


통화를 마치고 나니 귓전에 맴도는 노래가 있다.

예전 강원도 정선에서 산적생활할 때가 회상되는 노래이다.

그 해 겨울 산골마을에 눈이 참 많이 내렸었다.


https://youtu.be/DTPQ-SceP-0? si=__TJxFWokz4 Nhhze


방학이지만 아이가 아르바이트 겸 교수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관련 디자인 프로젝트다.

주 업무는 교수님과 박사과정 선배들이 담당하고 아이는 업무보조로서 나름 역할을 하고 있다. 학부학생으로서 국가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음에 나름 자부심이 대단하고 매사에 더 잘해보려는 조바심을 내보이기도 한다. 나름 사회적으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모저모를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흐뭇한 마음에 칭찬하고 격려하곤 했다.


문제는 일이 진행되면서 사람들 과의 관계 그리고 맡겨진 일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가중되면서 고민을 상담해 온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넌 아직 배우는 과정이고 완벽하지 못한 것이 당연한 거라고 자존감을 잃지 말라고 조언을 건넨다.


결국 뭔가 일이 터졌는가 보다.

본인을 자책하며 힘들어한다. 듣는 아빠 마음도 함께 무거워진다.

그렇게 배우며 성장하는 거라고 쉽게 이야기했지만 아이에게 닥친 어려움에 마음이 애잔해 짐은 어

쩔 수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우선 실수의 원인이 무엇인진 깊이 숙고해야 한다. 본인의 실수가 인정되면 변명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겪어내는 삶의 과정이라고 아이에게 말해준다.

공연히 도망가거나 회피하려는 찌질한 마음을 경계하라고 일러준다.

중요한 건 너 자신이고 너의 자존감이라고...

아이나 어른이나 사는 게 만만치 않다.


그러고 보니 8월이 꼬리를 감추려 한다.

다사다난했던 8월이었다.

의사의 조언대로 걷기 운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기간을 가졌는데도 회복이 더디다.

나이를 먹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난 이렇게 세월을 보내지만

넌 창창하게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용기 잃지 말고 힘내길 바란다.

오늘 푹 자고 나면 내일은 괜찮아질 거야.

그게 인생이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