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곰돌이 Oct 27. 2024

배부를 때 먹는 음식이 더 맛있다.


2024년 7월 12일 금요일


출근을 하지 않는 금요일이 되었다.


사정은 연차가 많이 남아 기분을 내기 위해 자발적인 휴식일을 만들었다.


개운한 아침 수영 후 회사 앞 투썸 카페에 들어갔다.


연차를 썼는데 왜 회사 앞에 있냐고 물어보는 직장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연차가 부족한 지현이는 수영 후 출근을 했고 나는 출근 후 퇴근을 기다렸다 같이 가기 위해 자발적인 선택으로 카페를 갔다.


그렇다고 하자.



밀린 블로그(지금도 이미 많이 밀려 있지만 이때도 많이 밀려 있었다.)를 쓰기 위해 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냥 심심해서 주변을 둘러보던 중 창밖으로 인도 차단봉 위에 인형이 가지런히 올려진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냥 이 모습이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오고 귀여웠다.


그래서 사진으로 기록했다.


누군가의 가방에서 떨어졌을 주인 잃은 인형은 길을 가던 다른 사람 손에 쥐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이 잃어버린 인형을 다시 찾으러 왔던 길을 돌아갈 것을 생각해 본인이 봤을 때 안전하고 눈에 띌 것이라 생각한 차단봉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었을 것이다.


이 모습이 얼마나 사람 냄새가 나는가.


이 과정들이 순식간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만들어져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인형이 다른 사람 손이 아닌 주인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길 바라본다.




몸보신을 위해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소파 위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팥빵을 먹었다.


먹고 왔지만 먹을게 당기는 모습이 정말 핸들이 고장 난 8톤 트럭 같다.


배부른 상태에서 먹는 디저트의 맛은 상상 이상으로 맛있다.


누가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맛있다고 했던가.


배부를 때 먹는 음식이 더 맛있다.



학하리(학하동 행정구역 명칭이 변경되기 전 동 단위가 아닌 리 단위로 불려서 다들 학하리라고 부른다.) 할아버지 댁 마당(?)에서 삼겹살 파티가 열렸다.


온 친척이 모여 테이블을 설치하고 고기와 고기 그리고 조개를 구워 먹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나는 열심히 고기를 구웠고 고기를 주워 먹었다.


항상 마시던 술도 오늘은 마시지 않았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술을 정말 많이 마셨더니 이제 술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건강해지려고 하나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