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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Dec 07. 2021

마음의 정전

#정전


마음이 정전되었다.

깜깜한 어둠이 가득했고 나 홀로 서 있는 것만 같았다.


눈을 떠도 앞이 보이지 않아 어디인지 몰랐고

더듬더듬 손을 뻗어보았지만 스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여기 있다고 소리쳐봤지만

돌아오는 건 허공의 메아리뿐이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눈앞에 어둠처럼 막막했다.


마음이 정전되었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가끔 마음의 전원이 내려갈때가 있다.

퍽하고 퓨즈가 나간듯 갑자기 어둠이 찾아온다.


그렇게 한동안 어둠속에 갇혀있다.


아무리 움직이고 바쁘게 살아가도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위해 일을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기계처럼 몸을 움직일 뿐이다.


친구를 만나도 술을 마셔도 언제나 마음 한켠엔 블랙홀의 공허함만이 가득하다.


뉴스와 인스타에는 온통 행복한 사람들만 보이고 나만 이렇게 사는 것 같아 한없이 우울해질때가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던 소크라테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듯 나도 한순간 인생을 고뇌하는 철학자가 된다.


그렇게 언제 켜질지 모를 정전 속에서 나홀로 스위치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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