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말하다
“이것 좀 보세요.” 아내가 부른다. “북새가 떴네.” 하면서 할머니를 생각한다. 북새가 뜨면 어떻다는 뒷말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데,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시던 할머니 모습만 또렷하다. 물론 아내는 마치 새나 짐승의 이름과도 같은 그 말을 처음 들었을게다.
태양의 힘인지? 구름의 조화인지 모르겠다. 여느 낙조의 낭만적인 모습과는 분명 달라, 노랑보다는 짙고 붉은 기운이 훨씬 많다. 하기야 이 도시에 무슨 낭만적 낙조일까? 잠시이지만, 붉은 기운으로 세상을 잠재워 버릴듯 변화 또한 무쌍하다.
그러고 보니 북새가 뜰 때마다 나는 아름답기 보다는 무서웠다. 할머니 앞의 코흘리개 때도 무서웠고, 손주 앞에 할배가 다 된 지금도 여전히 무섭기는 매한가지. “오 마이 갓!” 혹은 “세상에나!” 아~ 약하고 죄많은 존재,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하늘 무서운 줄은 알고 사니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자. 요즘들어 자주 북새가 뜬다.
*북새/붉새 : 충청도, 전라도, 혹은 경상도 사투리로 붉은 저녁놀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