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말하다
나는 모든 꽃이 저 먼 우주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언감생심 인간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꽃의 형태적 완벽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가을꽃은...... 어디서 오는 지 모를 소슬한 바람과 날이 갈수록 한 구석이 퀭하게 비어가는 내 안의 원인 모를 공허~ 뭐 그런 탓도 있지 싶다.
작은 국화 화분 하나를 샀다.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부터 꽃을 만나려는 마음이 급하다. 봄부터 소쩍새 울음 들으며 꽃을 기다리던 시인의 인내는 커녕, 얼른 보고 싶은 잔망한 마음에 꽃망울을 쳐다보고 내맘대로 상상의 꽃을 그린다. 향기가 없는 그림 속의 꽃. 그럼에도 잊혀진 사람들과 그들과의 기억이 솔솔 실려온다. 싣고 오는 것이 향기가 아니라면 그것은 무엇인가?
노란 가을꽃. 향기는 없으나 그림 속의 꽃이 먼 우주로부터 잊혀진 그 사람들의 추억을 가지고 온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어렴풋한 그날의 향기를 더듬고 있다. 그들이 내게서 잊혀져 가던 그날의.... 그래! 꽃은 분명 그가 가버린 먼 우주로부터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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