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손이 나무 사이로 핀 장미

화첩단상

by 이종민


장미가 피면. 나는 왜 어느 여인의 기억은 없고, 아버지 생각이 날까? 이맘때면 아버지는 장미 묘목을 사 오신다. 꽃 봉오리가 주렁주렁 달린.


꽃의 이름이 콘피던스였다. Confidence, 참 멋있는 이름이었다. 서로에게 무슨 확신을 준다는 것. 그때 아버지는 분명 내게 어떤 확신을 주셨는데, 나는 아버지에게 어떤 확신을 주었을까? 여태껏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만만찮은 나날에도 햇볕은 따스해지고, 온 세상에 장미 향내가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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