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아주 가끔 이상한 바람이 불곤 하였다. 그냥 지나갈 것처럼 보이던 그것. 후욱 불어 와 사람들 사이를 지나 내 볼에 닿았을 때. 나는 사람을 제껴두고 먼저 바람만 생각했다. 그건 일종의 열병. 목로에 앉아 계절에 흔들리는 내가 아름답다고 우기며. 술잔이 비는 줄도 모르고 어떤 것에 몰두하게 된다.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