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창을 그리다

by 이종민


언젠가부터 건축에 창이 사라졌다.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게 뚫린 건축들이 도시에 들어찬 이후부터. 그것으로부터 드러나는 건축의 속은 허허롭거나 민망하기도 하였다. 사람들도 변했다. 마음은 꽁꽁 닫은 채, 겉모습으로 속을 위장하기 시작했다.


문은 건축의 눈이다. 밤새 닫겨있던 건축의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은 얼마나 환희로운가? 안에서는 빛과 바람이 동시에 스며들고. 밖에서 보면 신비스런 것들이 얼굴을 내밀며 말을 걸어온다. 하얀 커튼이 펄럭이고. 잠시 후 파란 화분이 놓이고. 때론 사랑스런 사람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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