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4. 23
사람들은 가로, 세로 줄긋기를 좋아한다. 그 모서리마다 포석(布石)하고 머리로, 요령으로 살아간다 할까? 한적한 보도블럭. 뜬금없이 장기, 바둑판을 상상한 것이다.
터를 빼앗긴 작은 풀. 사람이라면 벌써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풀은 결코 그런 법이 없다. 모서리마다 스며 든다. 하물며 예쁜 노란꽃을 피우지 않았나? 포석이라니? 삶은 요령이 아님. 그저 악착같이 치닫는, 삶 그 자체.
아침 산책길. 나는 작은 풀을 향해 고개를 푸~욱 숙이고, 밟지 않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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