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4. 28
도로가 끝나고, 숲길에 들어서자 이어폰부터 뽑았다. 마침내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탈출한 것이다. 그러나 숲이 계속되면서 다시 음악이 그리워지고. 이번엔 이어폰 없이 온전히 핸드폰 소리로 듣기로 한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뭐 어떨까? 핸드폰에서 쇼팽이 흘러 나오자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진다.
하지만 채 10초도 안되어서 다시 주위가 이전처럼 두런거린다. 숲에 가득한 새소리와 내 핸드폰 소리. 새가 내 핸드폰 소리를 거부하지 않은 그 자리에 잠시 멈춘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새는 쇼팽을 듣고, 나는 저의 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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