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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민 Dec 14. 2022

산책길과 이어폰

2022. 04. 28

도로가 끝나고, 숲길에 들어서자 이어폰부터 뽑았다. 마침내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탈출한 것이다. 그러나 숲이 계속되면서 다시 음악이 그리워지고. 이번엔 이어폰 없이 온전히 핸드폰 소리로 듣기로 한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뭐 어떨까? 핸드폰에서 쇼팽이 흘러 나오자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진다.


하지만 채 10초도 안되어서 다시 주위가 이전처럼 두런거린다. 숲에 가득한 새소리와 내 핸드폰 소리. 새가 내 핸드폰 소리를 거부하지 않은 그 자리에 잠시 멈춘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새는 쇼팽을 듣고, 나는 저의 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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