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아빠가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올 초에 티비유치원을 딸 아이와 우연히 보게
되었다
거기에서 외국인 아저씨 한명이 나와 상자와 연필 그리고 물감으로 뚝딱뚝딱 상자토끼 한 마릴 만들었고
그걸 본 딸아이는 본인도 토끼를 만들고 싶다고
성화였다
다음 날 뭐하고 놀까? 라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아저씨가 만든 토끼라고 말한 딸
그래서 상자토끼 만들기 놀이를 했다
먼저 상자 하나에 앞면은 얼굴 위면은 귀 양쪽 옆면은 손 뒷면은 동글란 꼬리를 그린다
직사각형보다는 정사각형 상자가 더 만들기 쉽다
직사각형은 토끼 얼굴이 납작하게 보이거나 세워 만들려 하면 귀가 짧아지거나 한다
그리고 색칠하기
엄마.아빠의 피에 융통성이란건 많이 없어 물려주지 못해서인가...
아저씨와 똑같이 색칠하겠다는 딸...
우린 다른색 토끼로 만들어 주자고 해도 싫다고
아저씨와 똑!!!!!같!!!!이!!!
만들겠다고 한다
그래그래 만들자 아저씨와 똑같이!!!

그렇게 엄마랑 색칠하기를 30여분정도 지나자
그럴싸한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다
물론 검정테두리는 엄마의 솜씨이다
손잡고 눈.코.입 같이 그릴까?물어보자마자
아니!!!엄마가!!! 라고 하는걸 보니 어지간하게 바탕색 칠하기가 힘들었던거 같다
이젠 칼로 귀랑 양 옆 손을 검정 테두리만 잘라 위와 양 옆으로 세우면 입체적으로 보이고 완성!!
물감이 덜 말라 낮 동안 물감을 마르게 하고
때마침 일찍 퇴근한 아빠에게 토끼를 보여주고
자랑하며 "잘라줘요 토끼 잘라"라고 하는 딸
저녁하며 정신없는 내게 남편이 어찌해야하는지
물었고
" 응 토끼 귀랑 손 칼로 잘라주면 돼"
라고 말하고 열심히 식사준비를 하는데
"아니야 아빠 아니라고 이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 보니...
헉.....헐??와.....뭥?????잉????
진짜...
여러분 남편이 이렇게 위험한겁니다
빨래 널어달라면 잘 피지도 안고 뭉텅이로 널었다는 남편
청소기 돌려 달라며 빙빙 청소기를 돌리는 남편
애 좀 보라고하면 애만 뚫어져라 보고있는 남편
배추 반으로 잘라달라니 가로로 자른 남편등
여러 위험한 남편들 이야기
솔직히 웃으라고 지어낸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우리 남편은
"귀랑 손만 칼로 잘라주면 돼"
라고 말했다고 정말 귀랑 손을 다 잘라버리...고..
아...잔인하다..
동심을 파괴하는 어마한 일을 만들어냈다
뭐...어찌어찌 토끼 모양은 살아있어
딸 아이가 나름 만족해 하며 놀아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했지만...
정말 남편이란 사람은..
정확하고 세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듯이 설명해줘야 하는구나
를 다시 한 번 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