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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펀펀뻔뻔맘 Oct 21. 2016

가을에 어울리는 곡식 꼴라쥬

낯선이의  더 낯선 이름들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사물의 이름을 알려줄 때

동물.과일.집 안의 물건등은 수 없이 말해주고 인지 시켜주었는데 곡식에 대해 알려준건 별로 없는 듯 했다

그나마 집에서 만지고 놀아본 건 쌀과 콩이 다 인 것 같고... 그 마저도 아이는 쌀이라 안하고 밥풀이라고 하는 통에 아이와 여러 곡식들을 가지고 놀아보았다

집에 있는 곡식을 준비했다

한창 다이어트 한다고 끓여먹다 위경련으로 다시는 쳐다도 안 보고 안 먹는(심지어 좋아하는 붕어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게 해 준) 팥과 선물받은 아마씨.생전 처음 본 와일드라이스 그리고 냉장고 한켠 있는지도 몰랐던 보리를 준비했다

먼저 탐색

냄새맡고 색깔과 생김새를 관찰 그리고 만져보며

곡식들의 느낌과 소리도 들어보았다

팥에 하얀 줄에 붉은색 . 보리에 연한 갈색 줄. 와일드 라이스는

뾰족하고 검정색.  아마씨는 고소한 냄새에 물방울무늬.쌀은 하얀색에 작고 길쭉한 동그라미

등 아이와 말하고 오감으로 탐색

모두 딱딱하다는 공통점도 찾고 모양과 색이 다르다는 다른점도 찾아보며 수학적인 비교개념도

길러보았다

그 다음엔 내가 애정하는  단면만 접착력이 있는 우드락에 아이와 밑 그림 그리기


곡식들이 사는 곳을 그리고 싶다는 딸

곡식이 자랄때 필요 한 해.공기.땅.물을 매직으로 그려 주었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곡식을 붙이게 했다

꼴라주를 할 때 난 아이에게 피드백 이 외에는

작품에 손을 대거나 도와주지 않았다

딸아이가 스스로 자유롭게 여기저기 곡식들을

붙여볼 수 있게 해 주고 싶었다

곡식을 하나하나 붙이면서

"이건 너무 뾰족하네 조심해요. 자꾸 하얀가루가 묻네 ~팥은 꼭 콩같다" 라며 혼자 종알종알 이야기

하는 딸

스티커도 붙이고 싶다는 딸 아이가 미술도구 함에서 스티커를 꺼내 와 여기저기 불이며 이야기를 꾸민다

곡식을 먹는 동물들로 꾸며 주고 너무 사랑스럽다며 하트도 붙이는 딸

엄마도...너처럼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싶다...

완성  된 작품

여기에 투명 아세테이트지를 감사면 곡식들이 떨어질 염려도 없고 액자처럼 벽에 붙여 놓을 수 있다

우리집엔 딸아이의 갤러리 공간을 작게 만들어 이렇게 만든 작품을 일정기간 전시해 놓는다


아이의 작품을 붙여놓고 혼자서 뿌듯해 하는데

오독오독 소리가 나 딸 아이를 보았다

겸연쩍게 웃으며 쌀...맛있다...하는 딸

먹고 싶으면 먹어보라고 하니 하나하나 먹어보는

아이...

욕심이 과했던 아이는 쌀을 시작으로 아마씨와 와일드라이스를 먹고는 망설임도 없이 팥을...입에 넣고 씹다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알수없는 몸부름을 떨며 다 뱉어 낸다

쌀.보리.아마씨.와일드라이스.팥이 엉기고 부셔져

거실 바닥에 떨어진다

입 속 남은 잔여물과 침을 알뜰하게 뱉어낸다

애미는....

즐거운 미술수업이 엉망이 되지 않도록!!!

마음에 참을 인을 새기고 인자한 미소로

팥은 맛이 없었구나~너무 딱딱했구나~

하고는 바닥을 닦으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난...다람쥐가 입 속에 모아 둔 곡식을 내뱉는 줄...

뭘 이리 많이 넣었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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