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미는 대상포진인데 매일이 축제로다
대상포진이란다...
20대에 어마한 수업 스케줄로 인해 걸렸던 대상포진이 10여년만에 또 재발했다
의사선생님이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약해졌다며 아무것도 하지말고 누워 쉴 수 있음
그러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옆에 앉아 있는 딸 아이를 보고 날 보더니
측은한 가여운 눈가 촉촉한 미소를 지어 보이신다
매번 데리고 오는거 보니 아직 어린이집은 안 보내는 것 같다며....나에게 위로의 눈빛을 한 움큼
발사하시고는 알약 몇 알을 더 처방하고 주사도 맞고 레이져도 좀 맞고 가라고 하신다
그렇게 열 흘 가까이 지나가고 대상포진은 그대로이고 난 딸 아이의 성화에 매일이 외출이다
애미가 아프다고 말하고 집에 있고 싶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홈스쿨을 한다고 맘 먹었음 아이를 냅두고 퍼질러 누워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역시 병원 진료를 보고 전부터 봐 둔 재미난장과 인형극제를 보기 위해
아이와 혁신파크로 갔다
도착하니 딸 아이는 잔다.
이 관경... 익숙하다!!!???!!!
어린이날에도 같은 곳에서 이렇게 잔거 같은데... 여기 오는길이 졸린가? 낮잠도 안 자는 아이가 낮잠을 다 잔다
30분쯤 자고 일어난 아이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함박웃음을 띠며 유모차에서 내린다
이 천사같은 미소 때문에..아픈 엄마는 오늘도 외출이다
여기저기 구경하던 딸 아이가 앙금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 선생님께서 손을 잡고 도와주신 앙금플라워~ 정말 이쁘다
앙금플라워를 완성하고는 페이스페인팅도 한다
어린이날에는 사정사정해도 안 그리려고 하더니
이제는 알아서 줄서고 그림도 고른다
그리고는 인형극제를 한다고 해 연극을 보러갔다
정말...이렇게 어수선한건 처음이다
엄마들은 들락날락 애들은 무대 난입 초보배우분들은 진땀을 흘리고 몇몇 등장인물은 마이크도 안 된다
대략..총체적난국...아님 자유분방..
그런데 딸 아이가
"엄마!!!너무 재미있어요!!또 봐요"라고 말해
주변 관계자분들이 웃으며 딸아이에게 엄지척!!
그리고는 "너무 고마워~"라고 인사해 주신다
연극이 끝나고 로비에게 탈 만들기도하고
연극속 소품도 선물받고 나머지 손에 토끼도 그리고는 배고프다는 딸
밖으로 나와 자리잡고는 본인이 만든 떡 하나를 다 먹고는 주변에서 놀고있는 아이들틈에 자연스럽게 다가가 논다
(쫌..놀란게 딸 아이가 까칠하고 소극적인데 이날은
어마하게 적극적으로 저들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한 시간을 놀더라)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며 처방받은 약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가을이다
하늘도...
나무도..
옷차림도...
공기도....
아프다고 집에 있었으면 아까웠을 가을날이구나
생각하니 괜시리 코 끝이 찡하다
참으로 가을은 묘한 계절임이 분명하다
여름에는 못 느끼던 묵직하고 가슴 저린 감정들이 마구 올라오니 말이다
핸드폰에 저장해 놓은 문세오빠 소라언니 노래를 들으며 가을을 마구 느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