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2003년 12월)
인도의 최대 도시이자 발리우드(Bollywood) 영화산업의 메카, 세계적으로 유명한 진(Gin) 봄베이 사피이어(Bombay Sappier)로 유명한 뭄바이는 인도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의 주도이자 인도의 최대 도시입니다. 면적은 서울(605㎢)과 비슷한 수준(603㎢)이지만, 인구는 2018년 1287만 명을 돌파했고 주변의 광역권역을 합치면 약 4천만의 인구가 뭄바이라는 도시를 생활공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배낭여행자에게 뭄바이는 매력이 없는 도시일 수도 있습니다. 어딜 가도 붐비는 사람들, 시끄러운 소음과 매연, 무미건조한 건물과 관광지, 그리고 값비싼 물가. 인천에서 인도를 가는 델리 직항 편이 늘고, 방콕을 경유해 캘커타로 인 아웃하는 여행자들이 많아지면서 과거 인천-홍콩-뭄바이를 이어주던 저렴한 항공권이 주던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일부 잃게 되었죠. 그러나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이 있는 아우랑가바드, 따뜻한 인도양 해변과 풀문파티를 즐길 수 있는 남인도 고아(Goa)로 가기 위해서 뭄바이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입니다. 인도 상업의 수도이자 세계 최대의 항구 도시, 인도 영화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인도 최대의 슬럼가가 존재하는 뭄바이는 가난한 여행자들의 빈 가방을 채우는 쇼핑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뭄바이의 관문인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은 뭄바이 시내에서 2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과거 필자가 인도를 처음 방문했을 땐(2003년) 공항 화장실에 화장지 대신 물조리개가 있는 모습과, 수화물을 찾은 후 나온 대합실 통 유리에 빈틈도 없이 붙어있던 택시기사들에게 충격을 받기도 했죠. 지금의 짬밥(?)으로는 상상도 못 하겠지만, 밖을 나가기 겁이 나서 동이 틀 때까지 공항 대합실에서 배낭을 붙들고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편이고 이용자가 워낙 많은 공항이라, 선불 쿠폰 택시(Prepaid Coupon Taxi)를 탑승하는 방법이 번거로움을 줄이는 지름길입니다. 택시비는 콜라바 지역까지 Rs 450-650 정도이며, 선불 쿠폰 판매 부스에 목적지를 말하고 금액을 지불한 후, 택시를 배정하는 분에게 쿠폰을 보여주고 택시에 탑승하시면 됩니다. 단, 내릴 때까지 쿠폰을 절대 택시기사에게 전달하면 안 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택시기사에게 쿠폰을 전달하면, 공항 가까운 이상한 곳에 내려주고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택시를 내릴 때 짐 값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짐 값 역시 선불 쿠폰에 포함되어 있기에 무시하고 목적지에 내리시면 됩니다. 본인이 숙박하는 호텔의 이름과 주소가 정확히 표시된 예약증을 가지고 택시를 탑승하세요. 호텔이 있는 지역에 시위가 발생해 해당 지역이 폐쇄되었다, 안전한 지역에 있는 호텔로 안내해주겠다고 하는 택시기사는 다 개소리입니다. 물론 친절한 택시기사도 많지만, 인도에서는 만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인도의 관문답게 인도 전역에서 기차가 도착하고 출발합니다. 차르가파티 시바지 기차역(舊 빅토리아 기차역), 다다르 역, 쿠를라 역 등은 남인도, 동인도, 북인도를 연결하는 중앙선 열차가 운행하며, 구자라트와 라자스탄과 같은 서인도를 연결하는 웨스턴 라인은 뭄바이 센트럴과 반드라 기차역 등과 연결됩니다.
고아와 케랄라 주 등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록마냐 틸락 기차역(콘칸 레일웨이)에서 탑승하는데, 마하라슈트라의 절경인 콘칸 해안을 기차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항공편이 매우 흔해졌지만, 과거 시간이 넉넉한 배낭여행자들은 기차나 버스가 경비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인도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은 트레인 앳 어 글랜스(Train at a Glance) 책자를 기차역에서 구입해서, 본인이 가고 싶은 목적지와 시간표를 조회한 후 기차역 창구에서 발권했죠. 요즘은 홈페이지에서도 트레인 앳 어 글랜스를 무료로 조회할 수 있고, 인도 철도청에서 인터넷으로 티켓을 발권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다니기 정말 편해졌습니다. (예약 홈페이지 : https://www.irctc.co.in/nget/train-search)
인도에서 버스를 탑승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일 수도 있지만, 기차 연결이 잘 되어있는 도시간 이동에 버스를 탑승할 이유는 없습니다. 푸네를 가기 위해서 아시아드 버스터미널(Asiad Bus Service)을 이용할 수 있는데, 버스 등급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기차가 연결되지 않은 북인도나 서인도(특히 구자라트)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필수로 탑승해야 합니다. 버스 탑승과 관련해서는 해당 도시를 소개하면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택시를 탑승하면 뭄바이를 가장 쉽게 둘러볼 수 있지만, 뭄바이에서 가장 쉽게 사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힌디어 혹은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면 바가지요금을 당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숙소에서 예약해주는 가격정찰제 택시 이외에는 가급적 탑승하지 마세요. 택시는 과거나 지금이나 배낭여행자에게 애증의 존재입니다. 특히 공항, 기차역, 버스터미널에서 찰거머리 같이 달라붙는 택시기사는 절대 상대하지 마세요. 택시기사가 당신을 픽한 순간, 호구 잡힌 겁니다.
뭄바이의 시내버스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버스 앞과 옆에 마라티어와 영어로 목적지가 적혀있고, 구글 길 찾기를 이용해 본인이 탑승해야 할 버스 번호를 쉽게 찾을 수 있죠. 특히 Rs. 70의 일일권은 익스프레스 버스와 에어컨 버스를 제외한 모든 버스를 당일 자정까지 무제한으로 탑승 가능합니다. 에어컨 버스를 탑승하고 싶으신 분은 Rs. 150에 일일권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뭄바이에서 도심 열차는 가장 폭넓게 도시를 커버합니다. 웨스턴 라인, 센트럴 메인 라인, 하버 라인 세 개로 구성된 도심 열차를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탑승한다면 서울의 지옥철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죠. 여행자들은 Rs. 275에 투어리스트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데요, 하루 종일 세 라인의 1등석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습니다. 2014년 개통된 뭄바이 지하철, 인디아 게이트웨이와 엘레판타 동굴을 연결하는 정기여객선 등도 뭄바이를 여행하는데 고려해볼 만한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뭄바이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주로 뭄바이 남쪽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영국에 식민지 지배를 당하던 시대에 건설된 건물들은 주로 처치게이트(Churchgate)에서 콜라바(Colaba)로 연결되는 길 양 옆으로 혼재되어 있는데요, 주요한 볼 것으로는 인디아 게이트웨이(Gateway of India), 플로라 분수(Flora Fountain), 차트라파티 시바지 기차역(舊 빅토리아 기차역), 지역 정부 건물과 경찰서, 차트라파티 시바지 바스투 상랄라야(舊 프린스 오브 웨일스 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유명한 타즈 마할 호텔도 인디아 게이트웨이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타즈 마할 호텔은 2008년 11월 파키스탄 테러집단에 의해 195명의 사망자와 35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비극적인 테러의 희생지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호주에서 제작한 호텔 뭄바이(Hotel Mumbai)라는 영화를 통해 비극적인 테러 사건을 반추해 볼 수도 있습니다.
뭄바이의 해운대(?) 마린 드라이브 산책로를 따라 걷기에는 뭄바이는 일 년 내내 덥죠. 무한도전에도 나온 도비 가트(세계 최대의 빨래터)는 현지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 전문 유튜브 빠니보틀 채널에 나온 다라비(Dharavi) 슬럼가 방문은 일견 불편해 보일 수 있으나, 슬럼의 공동체 구성원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클룩과 같은 사이트에서 다라비 워킹 투어를 저렴한 가격에 운영하고 있으니, 절대 혼자 가지 마시고 현지인과 동행하시길 바랍니다.
인도 상업의 중심지답게 생필품부터 인도 전통복장, 그리고 값비싼 제품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크로포드 시장(Crawford Market)은 뭄바이에서 가장 유명한 시장 중 하나인데요, 1869년에 지어진 식민지 건물로 뭄바이 경찰서 길 건너에 위치해 방문하기 매우 편리합니다. 참고로 1882년 인도에서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온 건물이며, 과일과 육류, 의류, 장난감, 보석 등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크로포드 시장에서 인도 전통복장을 구입해서 배낭여행 내내 입고 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흥정하기 나름이겠죠.
처치게이트 역과 가까운 패션 스트리트도 있습니다. 적당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약 두 배의 가격을 받기 때문에 여러 곳을 둘러본 후 절반 가까이 할인받을 수 있도록 흥정합시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크게 흥정을 하지 않는 편인데요, 너무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면 저도 기분이 불편하고 판매자도 기분이 불쾌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발품을 팔며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서로 만족하고 악수할 정도로만 흥정하고 기분 좋게 물건을 구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