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Knight

by 채신






비에 젖은 바지 밑단이 무거워질수록

내일의 식탁은 조금 더 따뜻해질까요

세상이 정지된 듯한 이 차가운 거리 위에서

기동(機動)을 기다리는 저 뒷모습은

오늘을 살아내는 가장 정직한 문장


신호등의 붉은 빛이 웅덩이에 번질 때마다
기다림은 축축한 안개처럼 발목을 잡고
손바닥 안의 작은 화면, 그 위태로운 불빛은
잠든 아이의 꿈결과 아내의 마중을 지키는
세상에서 가장 작고도 강한 성벽


​비야, 우산의 살대마다 부드럽게 매달려다오.

그의 시린 손끝에 닿는 다음 소식은

부디 따스한 온기를 품은 집으로 향하는

가장 짧고 다정한 길목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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