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바지 밑단이 무거워질수록
내일의 식탁은 조금 더 따뜻해질까요
세상이 정지된 듯한 이 차가운 거리 위에서
기동(機動)을 기다리는 저 뒷모습은
오늘을 살아내는 가장 정직한 문장
신호등의 붉은 빛이 웅덩이에 번질 때마다
기다림은 축축한 안개처럼 발목을 잡고
손바닥 안의 작은 화면, 그 위태로운 불빛은
잠든 아이의 꿈결과 아내의 마중을 지키는
세상에서 가장 작고도 강한 성벽
비야, 우산의 살대마다 부드럽게 매달려다오.
그의 시린 손끝에 닿는 다음 소식은
부디 따스한 온기를 품은 집으로 향하는
가장 짧고 다정한 길목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