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면 흘러가는 도시 풍경에 눈이 가지만, 지하철을 타면 멈춰있는 고단한 사람들에 눈이 간다.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하철을 좀 더 선호한다. 사람구경 쪽을 더 좋아하나보다.
차가운 철로 위를 구르며 고단한 생의 무게를 실어 나르는 거대한 혈관이자, 이름 없는 손들이 서로의 체온에 기대어 잠시 고개를 떨군채 흔들리는 안식처. 나와 닮은 이들과 거울처럼 마주 서 있는 공간. 그 좁은 칸 안에서 우리는 모르는 이의 굽은 등과 투박한 손마디를 본다. 이윽고 어두운 창문에 비치는 내 얼굴도 본다.
가끔 핸드폰으로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행복한 시민의 웃참챌린지를 감상하기도 한다. 나까지 웃으면 안돼. 진땀이 난다. 휴. 참았다고 피지 않을 꽃이 아니다. 이미 박장대소 했을 우리들의 야생화는 철로위에 강인하게 피어버렸다.
졸면서 상모를 돌리다 옆사람 머리와 마주치고 함께 사람인자를 그렸던 마스게임같은 추억. 새침한 아가씨의 가방에서 실수로 튀어나온 대파 한 단. 수줍게 밟고 지나가는 아저씨. 졸다가 내릴 곳을 놓치고 멋진남자 멋진여자 오오 트라이 포즈로 비장함 드러내는 사람. 그 뒤에서 천국문 닫히고 지옥문 열릴거라며 중얼거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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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낮은 곳을 흐르는 우리들의 드라마. 민중의 골계滑稽
지하철철철
** '지하철철철' 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등장인물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배우들이 입으로 내는 특수효과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