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의 것

by 잡귀채신


회사에 사회초년생 신입이 들어왔다. 어느날 퇴근시간 15분을 넘기자, 신입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의 부모님이셨다. 퇴근과 동시에 연락을 하던 아이인데 연락이 없어서 걱정했다 하신다. 신입은 그 전화를 상사에게 바꿔주며 상황설명 좀 해달라고 했다. 갑작스런 부탁에 상사는 경황없이 전화를 넘겨받았다. 야근까지는 아니고 잠깐 하던일 마무리만 하고 이제 곧 퇴근 할 것이니 걱정마시라 잘 대처했다. 신입은 '증언'(?)이 필요해서 전화를 바꿔 드린 것이라고 했다.. 26살이면 사실 그리 적은 나이도 아니거늘.. 이 댁내 부모님은 도대체 뭔 생각으로 성인이 다 된 자녀와 관계가짐을 이토록 질척이게 하실까 궁금했다.


몇일 뒤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이 신입의 언니가 우리가 다들 알고있는 참사로 이른나이에 세상과 이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불안증세가 하나 남은 자녀의 올가미가 되어가고 있음을 이 신입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단절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안전'을 느끼게 해드리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생활도 열심히 해서 혼자서도 충분히 강하다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단다. 강물의 표면은 불어오는 바람에 정신없이 흔들릴지언정 그 속까지 회오리 치는지 아닌지는 물밖의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911테러 관련 연구에서 사망자1명당 약 130여명의 직접피해자가 발생하고, PTSD의 타격을 입히는 범위는 사망자 1명당 약 2600명이라고 하는 뉴스를 본적있다. 직간접 영향권의 사람들 삶의 궤적을 바꿔버리는 정도의 영향이라고 했다..
우리사회에 생긴 큰 재난이나 참사로 생겨난 커다란 슬픔은 결국 우리 모두의 등에 업히게 마련인 것 같다. 이 늘어난 슬픔과 고통의 총량을 대체 어떡할 것인가...

힘내라 힘을 주고 응원까지 갈 것도 없고,
우리는 우선 그 모오든 무엇보다 섣불리 판단해버리는 것 -덮어놓고 아 저 mz 답없는 애들...이라고 하는 식의 판단-을 먼저 멈춰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른 사람을 모른다고 봐야한다.



소심발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만해도 손절을 하는 사람이 있다. 상징하는 조각배가 그려진 노란우산을 쓰고 다니기만 했는데도 다짜고짜로 외서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건 자체만으로도 참담하고 황망하지만, 그 사건은 정부가 심지어 유감을 표하는 척조차 하지 않았던,(유감을 표하는 것을 손해라고 계산했던) 첫 사건으로, 더 애도 해야만 하는 사건이다. 이 애도는 국민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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