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마음조각가 Mar 14. 2022

너와 내가 봄이다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저녁, 비행기 지나가고 이내 비행운을 새 떼가 쫓는다. 눈을 감고 보면 보인다. 새가 잠시 허공을 묶어 놓았던 나뭇가지마다 푸른 깃털이 돋고 있다는 사실. 봄봄. 이 지구도 어디론가 열심히 날아가고 있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새가 빠트리고 간 깃털 같아서 저마다의 마음에 허공을 품고 산다. 새의 영혼을 이탈한 깃털 하나는 누군가의 펜이 되어 문장으로 쓰이고 안부가 된다. 모두 철새처럼 정처 없다. 봄봄. 자전에 자전을 거듭하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온 내 꼬리뼈. 내가 한때 새의 영혼을 가졌다는 유일한 증거다. 혹시 당신도 하는, 그 마음으로 비행기를 쫓는 새 떼를 쫓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천지 정녕코 봄이겠구나. 이제 눈을 뜬다. 너와 내가 그 봄이다. 봄봄.



매거진의 이전글 ...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