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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Feb 19. 2022

...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어떤 사람이 고독하고 외로운 이유는 실력을 숨기고 살기 때문이야. 그래서 스스로 세상과 단절하는 거지. 소외하는 거지. 세상이 온통 극장 같고 무대 같아도, 쉽게 무대에 오르지 않지. 다만 얼떨결에 누군가의 손에 등 떠밀릴 때면 그냥 막춤이나 추고 내려오는 거지. 순간순간 낯 뜨겁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요동치지는 않지. 자기만의 호흡으로 숨을 열었다 닫을 뿐이지. 생각해 봐. 다른 사람에게 숨을 빌릴 수 있을 때는 연애할 때 말고는 없어. 그때 빼고는 그냥 내 숨을 쉬어야 하지. 지금은 비록 더 적을 것이 없는 이력서처럼 무기력하게 오후 햇살에 빌붙어 살지만, 어쩌면 무기력이야말로 최고의 무기. 고수가 지닌 비기이지. 고독하고 외로우니 빼앗길 필요도 없지. 혹하지 않나. 따뜻한 커피 한 잔 사주면, 그 무기력의 무기를 전수해 줄 수도 있지. 지금까지 아무도 알려 하지 않았던 질문의 절정을, 그 비기를 다 줄 수도 있지.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실력은 남는 법이니까...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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