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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b n Wrestle Oct 03. 2022

NFT = Not-For-Trading

NFT 관찰 일지(1)

전 세계 NFT 거래량이 올해 1월 최고치를 찍고 약 97%가 빠졌다. 지금은 대다수가 NFT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작년 초 수준이다. 이 정도면 NFT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이상 NFT를 사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NFT 시장은 코인 투자의 시황에 밀접하게 움직였고, 코인 시장은 대체 투자처로 주식/펀드 시장에 밀접하게 움직였다. NFT 시장에서 모두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린 것은 높은 금리였다. 큰 변동성만 가지고 펀디멘털이 없던 NFT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Speculative에서 Negative로 돌아섰다. NFT는 매우 위험한 투기성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출처: Dune Analytics(Hildobby)


거래량이 줄면 NFT 거래 플랫폼도 어렵다. 개인 간(P2P) 거래 금액에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이다. 게임스탑(GameStop)은 기존 사업의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7월에 NFT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했지만, 8월 말 기준 하루 거래량이 2억이 조금 넘었고, 먹은 수수료(2.5%)는 5백만 원 수준이었다. 7월 베타 오픈 첫날에만 약 26억 원 수준의 거래량에 6천 만 원 수수료를 올린 것에서 너무 떨어졌다(출처​). 1위 플랫폼 OpenSea도 거래량이 많이 빠진 상황이다.


출처: dappradar.com/nft/marketplaces


NFT가 핫이슈일 때는 많은 유튜버와 인터넷 전문가들이 앞 다투어 NFT 단기 투자(flipping) 방법을 팔았다. 저렴하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법, 봇(bot)을 써서 최대한 많은 프로젝트에서 분양권(whitelist, allowlist) 받기, 좋은 프로젝트 구별법 등, 여러 가지 기술적인 방법들을 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은 운영진이 누군지도 모르고 명확한 비전도 없는 프로젝트에 가상 지갑을 연결해 NFT를 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의 NFT 시장은 부동산 시장과 닮은 점이 많았다. 높은 유동성에 힘 입어 자산 가격이 마구마구 상승하는 시기엔 투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에도 FOMO(fear of missing out)가 심하게 온다. 이땐 좋은 투자처와 상품을 고르는 것보다 얼마나 일찍 들어가서 내일보다 저렴하게 샀느냐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DYOR(do your own research) 절차도 없이 눈이 멀어 내 가상 지갑에 가상 화폐를 장전하기에 급급하다.


청약에 당첨되어 분양권을 얻으면 그 자산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한 것이고, 그것을 추후 팔게 되면 어떻게든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부동산과 NFT 시장이 비슷했다. 물론 전매제한이나 실거주 요건 등은 다르지만, 어떻게든 청약 당첨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참 닮았었다. A단지의 주택 보유자들이 매매가 상승이라는 공공의 목표 아래 이상할 수준으로 합치에 이르듯, A 프로젝트의 NFT 홀더들도 최소 거래가(floor price)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논의가 펼쳐진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홀더들 사이에서 F.U.D(fear, uncertainty, doubt) 흘리는 홀더를 공격하는 광경도 흔했다. 단정 지어 말할  있는 것은, 당시엔 모두가 무엇을 사는지 몰랐고, 단순히 내가 돈을 벌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을 뿐이었다. 투자한 프로젝트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진정으로  되길 바란 사람은 없었다. 이건 투자자나 운영진 모두 해당한다.


한 때 내게 돈을 벌어줄 것이라 기대했던 황금 거위가 알고 보니 도둑고양이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 NFT라는 것 자체에 대해 자연스레 반감이 생기고 네거티브 여론이 퍼졌다. 기름에 불을 붓듯, 권도형의 루나-테라 사건, 주요 NFT 프로젝트 운영진의 방만 운영, 또 DeFi 플랫폼들이 줄줄이 도산하여 지금의 상황에 봉착했다.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시작한 NFT가 지금의 평판을 갖게 되었다. 시장의 여론을 돌리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NFT를 팔아도 NFT라는 용어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필수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 디지털 자산 패러다임이 기술적으로도 안정되고, 소매 시장에서도 유용성을 입증하려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게 지금의 NFT는 Not-For-Trading으로 정의한다. 무조건 사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NFT를 현실 서비스에 적용하는 시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이 디지털 자산/인증서를 구매할 현실적인 이득이 있을 때 구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essay by 준우

photo by Deep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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