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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b n Wrestle Oct 04. 2021

시동 거는 법

You Must Start!

<Be Right Back> 프로젝트

(목적은 시작하는 것)
 

<Be Right Back>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총 얼마를 벌 것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제품이 노출될지는 시작 단계부터 제일 중요한 마일스톤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더 중요했던 것은 우리가 가진 이 메시지를 어떤 매개체(Medium)로 만들어낼 것인가였고, 그것을 어떻게 세상에 알려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렇게 브랜드 컨셉을 잡아 50개만 제작을 했다. 주변 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제품 공개 5일 만에 모든 주문이 성사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결론은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것을 함께 해냈다.


중간중간 우여곡절이 있었다. 각자의 본업이 있었고 또 각자의 본업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이 프로젝트의 타임라인은 자주 수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시작한 동기가 공중분해되지 않기를 함께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에 있는 이 배터리를 꺼트리고 싶지 않았다.


시작은 다 스파크다

(작은 결심과 행동이 만드는 큰 움직임)


액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차 키 없이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모습이 나온다. 핸들 아래를 열면 여러 전선들이 나오는데, 그중 빨간색과 검은색 전선을 마주쳐 치직 치직 거리다 보면 시동이 걸린다. 이 와이어들이 차의 배터리와 엔진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에게 이 스파크는 번쩍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고, 실천에 대한 작지만 강렬한 성취감일 수 있다.


 바이크도 요새 말썽을 많이 부린다. 배터리 수명이  되어 한남대교에서 털털 거리며  뻔한 적도 있고 힘이 약해 경사길을 오르고  뒤에는 자주 엔진이 꺼졌다.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하게도 계속 시작할 기회를 주고 싶게 된다. 아무튼 지금 스트라이크 (Two).  바이크가 시동이   걸리는 때가 있었는데, 바린이인 나는 처음에  원인을 몰랐는데 '점화 플러그' 문제였다. 이렇게 생겼다.

점화플러그: 주로 휘발유 엔진의 연소실에 장착되어 혼합기의 점화를 위해 전기방전 스파크를 발생시키는 부품(출처: 나무 위키)

 조그만 부품이  기능을  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휘발유를 태워서 엔진을 움직이게 만들 불꽃을 튀겨줄  있는  놈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품으로 교체하니 시동 문제는 사라졌다.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이걸 타고 어디를 갈지 계획하는 일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강을  잠깐 동네 마실을 가든 시작은  스파크다. 작은 불꽃을 내줄 것이 있으면 엔진을 깨우고 악셀을 밟을  있게 된다.


내 삶에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데 시작을 못 하는 이유가 사소한 것일 수 있다. 사소하지만 가장 필요한 작은 불꽃. 이 스파크를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에 집중하자. 작은 불꽃을 가지고 우선 시작하면 된다. 무언가를 시작함에 있어 반드시 큰 불꽃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점프 스타트

(내 시동을 걸어줄 조력자)


바이크는 차보다 배터리가 작아서 겨울철 방전이 잦다. 추운 기온에 며칠을 방치하고 있으면 보통 배터리가 나가는데, 그때는 점프 스타트로 시동을 걸 수 있다. 방법은 아래와 같은데, 작동하는 다른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점프하는 법 (출처: https://blog.daum.net/sunjiwoo/22)

친구의 배터리와 내 배터리의 양극 음극끼리 연결한 후, 친구가 먼저 시동을 걸고 내가 시동을 걸면 된다. 이렇게 한 번 시동을 걸어놓으면 주행 동안 배터리가 다시 일부 충전되어 다음번에는 스스로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예전에는 차에 점프선을 가지고 다니시는 분들이 더 많았다고 하는데, 잘 모르는 외지에서 차가 방전되었을 때 이런 분들을 만난다면 정말 행운이다. 마음은 시작하고 싶은데 시동을 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 말이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맞다. 무언가에 있어 시작을 머뭇거릴 때, 혹은 시작할 힘이 나지 않을 때는 내 마음에 전류를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주위를 돌아보자. 나의 시작을 응원하는 타인의 마음과 행동이 좋은 점프 스타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얼마나 멀리 갈 각오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How far are you willing to go?)


바이크를 타면서 가장 좋은 점은 역에서 멀어도 목적지 바로 앞으로   있다는 점이다. 바이크연비가 좋은 편이라 5 원어치의 기름을 넣으면  키로를   있는지  통근 거리를 계산해봤다. 왕복 거리를 계산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딜 가기 위해서는 간만큼 돌아오는 거리도 계산해야 한다. 멀리 갈수록 그만큼 다시 돌아와야 한다.  시에는 출발해야  시쯤에 돌아올  있는지, 체력적으로 얼마나 피곤할지, 가는 동안에는  할지  고려할 것들이 많아진다. 거리가 멀수록 반드시 필요한 여정인지까지 고민하게 만든다. 거리가 길수록 고려할 것들만큼 결정의 무게도 더해지는 것이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여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행선지의 정보가 적을수록 모험으로 여기고 여정에 임한다. 우리가 삶에서 결정하는 크고 작은 모험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지 말지를 결정하는  같다. 마치 지금의 자리로 다시 돌아와야  것을 대비해 멀리  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다시 돌아와야  집이라는 법은 없다. 집의 의미는 내가 정의하기 나름이다. 오히려 돌아올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멀리   있다. 그러니  멀리  각오를 하자. 주변에 익숙지 않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충분히 많이  것이고, 그다음 모험을 준비할 베이스캠프가  것이다.


essay by 이준우

photo by Brain Matang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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