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사업의 벨류 체인별 핵심 역량
1) 늘어난 공용 면적이 고부가가치 서비스 매출을 만들 가능성(이벤트 수입, 회의실 추가 크레딧 수입, 등)
2) 넓은 공용 면적이 이용자에게 주는 쾌적함/효용성이 13.6%만큼 인상된 가격 이상을 납득시킬 수 있음
3) 레이아웃 전략이 달라짐. 라운지, 회의실 그 외 공용 어메니티 배치 위치 및 수량도 달라짐. 그에 따른 확보 가능한 SKU 조합도 달라짐(소인실, 대인실의 조합에 따라 창출 가능한 매출 규모가 차이 남)
이와 같이 공용 구역은 단순 매출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공용공간 50평과 80평의 차이는 그 공간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분명 체감할 것이다. 월세 외 부가 서비스 매출은 대부분 장기 이용 고객사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국내 메이저 3사(WeWork - Sparkplus - Fastfive)가 전대업에만 집중했다면 이 시장 성장률은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면적당 좌석 기반 가격 정책의 한계는 지점수를 늘려도 매출 증가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 초기에는 공격적인 신규 출점이 최우선 전략이었다면(brand awareness), 이제는 이 공유오피스가 유연하고 값싸게 제공 가능한 가치(value proposition)에 집중할 때다.
그래서 이젠 동일한 면적을 n명이 사용할 수 있게 회전율을 높이려는 사업이 나왔는데, 그것이 거점오피스 상품이다. 거점오피스는 고객사의 유연근무(재택근무-원격근무 혼합) 정책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기존 공유오피스 상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출입-이용-정산’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아직은 기술적 장애물들이 존재하지만, 시장의 수요와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좋은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거점오피스라는 새로운 사무 공간 솔루션은 메이저 3사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야놀자는 최근 분당에 와이스테이션이라는 자체 거점오피스를 만들었다. CJ도 지주사 주도하에 그룹 차원의 거점오피스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백화점 내 유휴 공간을 롯데 재택근무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은 자체 보유 부동산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알아서 만들고 있다.
대기업일수록 외부 사업자를 이용해 거점오피스 전략을 도입하는 데에 리스크가 따른다. 그 이유는 크게 1) 기술 연동, 2) 통제, 그리고 3) 보안이다. 직원들이 공유오피스의 예약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데, 기업 고객 담당자들은 회사 인트라넷과 연동하고 싶어한다. 회사의 여러 예약 기능 중 하나로써 공유오피스의 예약 기능을 활용하고자 함이다. 그래야 직원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지, 업무를 잘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거점오피스 정책을 오/남용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거점오피스 상품을 이용하려면 양사의 개발팀이 서로 시스템을 열어 맞춰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정보도 공유오피스에게 넘겨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직원 개인정보 보호 정책상 풀기 매우 까다롭다. 따라서 공유오피스의 플랫폼을 오픈 api로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다.
정리하면, 대기업 고객사를 타겟한 솔루션 세일즈를 한다면 그들이 자체 리소스로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대기업 고객사일수록 공유오피스에게 원하는 것이 다르다. 반면에 자체 거점오피스를 만들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상대로 한다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거점오피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야 한다.
공간을 최대한 쥐어짜서 추가 매출을 만들 방법은 다양하다. 이러한 매출 기회를 포착하고 가능하게(facilitate)할 팀이 바로 커뮤니티팀이다. 공유오피스가 Space-as-a-service를 제공하는 업무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커뮤니티팀에 주목해야 한다. 유일하게 소프트파워가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며, 가장 많은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팀은 고객의 온보딩부터 퇴거까지의 절차를 관활하는 업무 영역 이상을 담당한다. 고객이 공간에 애착을 갖도록 하며, 공간(product) 자체가 할 수 없는 무형을 가치를 제공한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다양한 데이터 포인트를 관리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고객사가 ‘진짜로’ 원하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는 정량적/정성적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핵심 역량이다.
단순히 호스피탈리티 분야에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면 커뮤니티팀의 잠재력을 막고 있는 꼴이다. 많은 의사결정자들이 커뮤니티팀의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직도 가장 큰 운영 비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은 매우 아쉽다. 공유오피스 운영상 가장 많은 권한과 자율도를 주어야 하는 팀이 커뮤니티팀인데, 오히려 업무를 제한하고 통제하려는 방향은 우려스럽다.
메이저 3사 공유오피스의 공간(hardware product)은 더 이상 큰 차별점을 갖지 않는다.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의 인테리어 디자인 수준은 대동소이할 정도다. 그러면 어디에서 경쟁력이 생길까. 바로 소프트파워다. 정말 많은 고객들이 계약을 연장하는 이유로 그 지점의 커뮤니티팀을 든다. 들어올 때부터 너무 잘 챙겨주셔서, 저희가 하는 일에 공감하고 도와주려는 진심이 느껴져서, 다른 공유오피스에 비해 문제 해결에 빠르고 프로페셔널해서. 반대로 이런 이유로 경쟁사로 이동하기도 한다.
공유오피스는 노하우 게임이다. 그래서 자본만 믿고 이 업계에 뛰어든 회사들이 확장하지 못하거나 철수하는 이유다. 커뮤니티팀은 그 중심에 있는 브랜드 대사들(brand ambassador)이다. 커뮤니티팀은 고용계약서에 서명할 때의 업무 분장 그 이상을 ‘자발적으로’ 하는 팀이다. 커뮤니티팀 리더들은 승진 체계와 보상 체계를 지금 수준에서 더 발전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없던 하이브리드 포지션이다. 커뮤니티팀 직원들은 세일즈, 기획, 운영을 모두 경험하는 전천후 인재다. ‘커뮤니티 운영 경험’이 중요한 경험이 된 시대에 커뮤니티팀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
essay by 이준우
photo by Ra 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