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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부터 코칭할까요?

[이형준의 모티브 132]

by 이형준

“저성과자부터 코칭해 주세요.”

회사에서 코칭 대상자를 논의하다 보면 자주 듣는 요청 중의 하나다. 그 직원이 팀의 골칫거리이거나, 조직의 성과에 발목을 잡고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코치로서 나는 늘 이렇게 되묻고 싶다.

“문제를 고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조직에 변화와 성장을 확산시키고 싶으신 건가요?”


저성과자부터 시작하는 코칭, 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가?

많은 기업이 코칭을 '문제 해결'의 도구로 생각한다. 특히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구성원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코칭을 적용하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에는 놓치기 쉬운 함정이 있다.


코칭은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코칭은 명령이나 훈련이 아니다. 스스로 돌아보고, 선택하고, 행동을 바꾸는 내적 여정을 돕는 과정이다. 변화의 주체는 코치가 아니라, 코칭을 받는 사람이다.

따라서 의지가 없거나 방어적인 사람은 코칭을 통해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보다 변화의 시간은 오래 걸리고, 에너지도 많이 든다.


저성과자에게는 코칭보다 지시나 교육이 먼저 필요할 수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저성과자에게 코칭을 먼저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자원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먼저 성과관리나 역할 정렬, 명확한 기준 제시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 의지와 잠재력이 확인될 때 코칭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코칭이 '문제 있는 사람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을 낳는다.

조직 내 코칭 문화는 그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코칭이 벌처럼 느껴지면 아무도 코칭을 받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반대로, 코칭을 받는 사람이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조직 전체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경험을 한 L그룹은 승진자를 코칭에 우선시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누구부터 코칭해야 할까?


1. 고성과자 / 핵심인재부터 시작하라.

맥킨지 리포트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공통적으로 말한다.

“핵심 인재와 리더에게 리소스를 집중하는 것이 조직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고성과자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코칭을 통해 더 빠르고,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이다.

이들의 행동 변화는 팀 전체에 모범적인 행동(Positive Role Modeling)으로 작용하며, 코칭의 효과가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ROI 측면에서도, 코칭의 투자 대비 성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그룹이다.


2. 변화의 중심에 있는 리더를 우선하라.

조직이 변화 중이라면,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리더가 바뀌어야 조직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

존 코터의 변화 리더십 이론에서도 강조되듯이, 리더의 사고방식과 행동 변화는 도미노처럼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코칭을 통해 이들은 변화를 추진할 힘을 얻고,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몰입, 정렬을 이끌어내며, 실질적 성과로 연결시킨다.


3. 중간 퍼포머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라.

보통 조직에서 보통 정도의 성과를 내는 구성원은 70% 정도가 된다.

대상자 수가 많다 보니, 이 그룹의 동기부여 수준이 오르면 조직 전체의 퍼포먼스가 평균 10~20% 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이들은 약간의 방향성과 자기 인식만 있어도 눈에 띄게 변화할 수 있으며, 성과 향상에 드는 코칭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고효율 군이다.


4. 저성과자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접근하라.

태도와 의지는 좋지만 방향을 잃은 경우라면 코칭은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코칭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 가능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저성과자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보고, 순차적으로 진행한 후 적절한 시점에 코칭을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직의 관점에서 살펴본 것이지만 팀에서 코칭 대상자를 선택할 때도 흐름은 같다.


코칭 프로젝트의 성공은 ‘누구를’에서 이미 성패가 갈린다

코칭은 조직의 문제를 고치는 약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의 불씨를 지피고, 조직 전체에 긍정의 불꽃을 번지게 하는 전략적 도구다.

그 불씨는 문제의 중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영향력의 중심, 가능성의 중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당신이 조직의 코칭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라.

“지금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아니면 성장을 원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코칭 대상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것이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이형준 (joon@achievecoach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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