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의 변곡점 'GENIUS 법안'과 레이어

by 심준규 Jace Shim

2026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보조 수단이라는 과거의 정의를 벗어나고 있다. 제도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규제 환경과 기술 플랫폼 양 측면에서 근본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의회가 추진하는 GENIUS 법안과 레이어 1 블록체인 간 경쟁 구도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테더는 1,869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으로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실시간 준비금 공시 시스템 강화를 통해 투명성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면서, 압도적 유동성 우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법정화폐 담보형 모델이 주류를 형성하는 가운데, 국채 수익률을 배당하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논의 중인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서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한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나 상품과 별개의 법적 지위로 인정하면서,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발행사에게도 일정 요건 충족 시 발행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회색지대에 머물던 스테이블코인을 명확한 규제 대상으로 편입시키려는 입법 의지가 명확해진 셈이다.


유럽의 MiCA 규제는 안정적 집행 단계에 접어들었고, 홍콩은 라이선스 제도를 본격 가동하며 아시아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금융 시장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규제된 지불 수단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제도권 금융기관의 본격적 진입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법안 통과 이후 예상되는 기관 자본의 유입은 시장 구조 자체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이 흐르는 기반 인프라인 레이어 1 블록체인 간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더리움은 전체 공급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안정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천 개의 디파이 서비스와 연결된 생태계는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레이어 2 솔루션과의 결합을 통해 높은 가스비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관용 허브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솔라나는 2025년부터 2026년 초까지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133억 달러를 넘어서며 2배 이상 성장했다. 초당 수천 건의 거래 처리 속도와 거의 0원에 가까운 수수료 구조는 비자나 페이팔 같은 전통 결제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핵심 경쟁력이다. Alpenglow 프로토콜 도입 예고는 과거 네트워크 중단 우려를 해소하고 결제 인프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힌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토큰화 주식 거래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의미심장하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국한됐던 스테이블코인 활용 범위가 전통 주식 시장의 결제 시스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도권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이 실질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더리움과 솔라나의 플랫폼 경쟁은 단순한 기술 우위 다툼을 넘어선다. 이더리움은 기관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안정성과 깊은 유동성을 무기로 삼고, 솔라나는 비자급 결제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는 처리 속도를 앞세운다. 두 플랫폼의 특성 차이는 스테이블코인 사용 목적에 따라 시장을 분화시키고 있다.


GENIUS 법안 통과 여부는 기관 자본의 유입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테더와 USDC로 양분된 시장 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규제 명확성 확보는 기관들이 기다리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은 무이자 모델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다. 국채 수익률을 배당하는 구조는 예금 기능까지 결합하면서,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선 금융 상품으로의 진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통 금융의 이자 개념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쟁 축이 형성될 전망이다.


레이어 1 플랫폼 선택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에게 전략적 결정 사안이다. 디파이 생태계 통합을 중시한다면 이더리움이, 대량 결제 처리가 핵심이라면 솔라나가 적합하다. 일부 발행사들은 멀티체인 전략을 채택하며 플랫폼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숙도는 규제 프레임워크 완성 여부에 달려 있다. GENIUS 법안이 제시하는 별도 법적 지위 인정 방식은 증권법이나 상품법에 억지로 끼워 맞추던 과거 접근법보다 훨씬 합리적이다. 명확한 규제는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2026년 1월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용이라는 협소한 정의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토큰화 플랫폼 준비, 전통 결제 기업들의 블록체인 도입, 글로벌 규제 프레임워크 완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 인프라로서의 위상이 확립되는 중이다. 테더의 투명성 강화 노력과 수익형 모델의 부상은 시장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플랫폼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더리움의 레이어 2 확장과 솔라나의 프로토콜 업그레이드가 맞붙으면서, 기술적 완성도와 생태계 깊이가 동시에 시험받는 국면이다. 결국 어느 한쪽의 독식보다는 용도별 특화를 통한 공존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GENIUS 법안이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질적 도약을 경험하게 된다. 기관들의 본격적 참여와 함께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 혁신도 가속화될 것이다. 2026년은 스테이블코인이 실험적 금융 도구에서 필수 인프라로 전환되는 변곡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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