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은 오랫동안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3년 8월 글로벌 결제 플랫폼 페이팔이 팍소스와 협력해 PYUSD(페이팔USD)를 발행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미국 거대 핀테크 기업이 직접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진출한 사건은 웹3와 실물 경제의 경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었다.
초기에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2024년 결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솔라나 네트워크로 확장했다. 블록체인 선택은 단순한 기술 결정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이다. 페이팔은 처음부터 보관용 자산이 아닌 실제 결제용 자산을 목표로 삼았고, 그에 맞는 인프라를 선택했다.
2026년 1월 현재 페이팔USD는 약 38억 달러 이상의 유통량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6위권 스테이블 코인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최근 솔라나 네트워크 상의 공급량이 이더리움을 추월하는 기념비적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 활용 패턴의 근본적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다.
페이팔과 벤모의 수억 명 사용자들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앱 내에서 바로 코인을 구매하고 송금할 수 있다. 압도적인 편의성은 대중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기존 금융 앱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복잡성을 의식하지 않고 디지털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핵심 경쟁력이다.
가맹점과 소상공인들도 채택을 늘리고 있다. 국제 송금 시 발생하는 높은 수수료와 며칠씩 걸리는 정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물 경제에서 현금 흐름 속도는 생존과 직결된다.
디파이 영역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에테나 같은 주요 프로토콜들이 핵심 담보로 채택하며 예치 수익을 얻으려는 사용자층이 급증했다. 전통 금융 브랜드의 신뢰성과 디파이의 수익 기회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사용자 유입 경로가 열렸다.
미래는 범용성에 달려 있다. 2026년 1월 중순부터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같은 대형 증권사 계좌의 24시간 입금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이 닫힌 시간에도 계좌에 자금을 입금할 수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한다.
다가오는 2월에는 부동산 대출 자산 심사 시 스테이블 코인을 인정하는 기준에 포함될 예정이다. 모기지 시장은 전통 금융의 핵심 영역이고, 여기에 디지털 자산이 편입된다는 사실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가상자산이 실물 금융 인프라에 완전히 녹아드는 과정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솔라나 네트워크에서는 고속 결제 레일로 기능한다. 초당 수천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며 수수료가 거의 0원에 가깝다. 페이팔이 일상 결제 수단으로 밀기 위해 가장 공들이는 레이어가 바로 솔라나다.
이더리움에서는 신뢰와 기관의 중심 역할을 한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규모 자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정착시키는 디지털 금고다. 네트워크 보안과 검증된 스마트 계약 인프라는 대규모 자본이 움직이는 환경에서 필수 요소다.
스텔라 네트워크 확장은 글로벌 송금망 구축을 보여준다. 신흥국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시간 운전자금 공급망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은 경제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도구가 된다.
전통 금융 기관의 스테이블 코인 진출은 시장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암호화폐 네이티브 기업들이 개척한 시장에 막대한 사용자 기반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거대 기업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페이팔USD는 그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페이팔의 강점은 기존 결제 인프라와의 완벽한 통합이다. 사용자들은 새로운 플랫폼을 배울 필요 없이 익숙한 인터페이스 안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다. 기술 혁신의 성패는 종종 사용자 경험에서 갈린다.
규제 환경 변화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과 MiCA 같은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확립되면서 전통 금융 기관들의 참여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페이팔은 이미 글로벌 규제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기업이고, 그 경험은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도 중요한 자산이다.
실물 경제와의 접점 확대는 차별화 전략이다. 증권 계좌 입금, 부동산 대출 심사 같은 전통 금융 영역에 편입되면서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범용 화폐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진정한 의미에서 화폐로 기능하려면 다양한 경제 활동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솔라나 네트워크에서의 성공은 결제 시장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다. 높은 처리량과 낮은 수수료는 소액 결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환경에서 필수 조건이다. 기술 선택이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통 금융의 반격은 이제 시작 단계다. 페이팔 외에도 비자, 마스터카드, JP모건 같은 거대 금융 기관들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페이팔USD는 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선행 사례이자 경쟁해야 할 벤치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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