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를 주는 스테이블 코인, USDY

by 심준규 Jace Shim

우리는 왜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을 발행사에게만 양보해 왔을까. 테더(USDT)나 USDC 같은 기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사용자가 맡긴 돈을 미국 국채에 투자해 막대한 이자 수익을 올리지만, 그 수익은 오롯이 발행사의 몫이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시장의 판도는 바뀌었다. 이제 사용자들은 단순히 가치 고정을 넘어 보유에 따른 정당한 수익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USDY(Ondo US Dollar Yield)가 있다.


USDY는 실물 자산(RWA) 토큰화의 선두 주자인 온도 파이낸스가 2023년 출시한 자산이다. 구조는 혁신적이다.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보유자에게 직접 돌려주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법적으로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 대신 토큰화된 어음 형식을 취해 까다로운 규제망을 정교하게 통과했다. 발행사가 수익을 독식하던 중앙집중형 이익 구조를 블록체인을 통해 사용자 분배형 구조로 재정의한 셈이다.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2026년 2월 현재,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이 100억 달러 규모를 돌파한 가운데 USDY는 약 12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블랙록의 BUIDL 같은 기관용 펀드를 제외하면, 일반 사용자가 접근 가능한 RWA 계열 자산 중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유입액이 15% 이상 급증하며 수익형 스테이블 코인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주요 사용자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라 불리는 기관과 고액 자산가들이다. 보유만 해도 연 3.6%에서 4.0% 수준의 수익이 복리로 쌓이기 때문에, 거액의 유휴 자금을 굴리는 기관들에게 USDY는 테더의 강력한 대체재가 된다. 또한, 미국 국채 접근성이 낮은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인플레이션 지역 사용자들에게는 미국 국채 수익을 주는 디지털 저축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USDY를 담보로 디파이(DeFi)에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까지 합세하며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졌다.


전망 또한 밝다. 2026년 초 발효된 미국의 지니어스(GENIUS) 법안은 이자 주는 스테이블 코인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했다. 이에 힘입어 온도는 최근 대형 증권사들과 협력하여 USDY를 퇴직연금 계좌(401k) 내 자산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의 가장 깊숙한 곳인 연금 시장까지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 기반 역시 탄탄하다. 가장 큰 유동성이 머무는 이더리움을 본진으로 삼고 있으며, 솔라나의 빠른 속도를 활용해 개인 투자자들의 소액 거래를 흡수한다. 특히 최근 1월 말에는 하이엔드 레이어 1인 세이(Sei)와 수이(Sui)로 영역을 확장하며, 초고속 트레이딩 환경에서의 담보 자산으로서 입지를 넓혔다. 체인을 가리지 않고 수익이 나는 달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USDY라는 혈관이 뻗어 나가는 형국이다.


다만 USDY는 독특한 페깅 메커니즘을 가진다. 항상 1달러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자가 쌓임에 따라 토큰 1개의 가치가 조금씩 상승한다. 예를 들어 현재 가치가 1.10달러인 식이다. 이러한 축적형 모델은 금융 원리상 매우 합리적이지만, 일반 결제 시장에서 1대 1 교환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얼마나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질지가 향후 대중화의 관건이 될 것이다.


결국 USDY는 돈을 들고만 있어도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는 자본주의의 당연한 욕구를 블록체인 기술로 증명해냈다. 과거의 스테이블 코인이 송금의 편의성에 집중했다면, USDY는 수익성이 담보된 새로운 금융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제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한 화폐를 넘어, 그 자체로 수익을 낳는 디지털 저축 계좌로 진화하고 있다.


핵심 키워드: USDY, 온도 파이낸스, RWA, 수익형 스테이블 코인, 미국 국채 토큰화, 지니어스 법안, 디파이 담보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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