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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Dec 05. 2017

에스뚜체 -2-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도중

이 즈음, 남자는 한참 구직을 하고 있었다. 결정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삼 년 반동안 했던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직업을 구한다는 것이 전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남자는 몇 가지 구체적인 구직 계획을 세워 보기로 했다. 


1. 지금보다 더 많은 월급(남자의 경험상 카페 매니저도 월급이 실수령 기준 약 200~230선에서 그쳤다)

2. 서비스업이 아닌 다른 직종(남자는 서비스업에 지쳐 있었다. 좋은 손님도 더러 있었지만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나쁜 손님이 더욱 더 많았다.)

3. 가능하면 숙식 제공(남자는 나이가 서른이기에, 이제 집에서 독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약 이 주에 걸쳐 인터넷을 뒤지며 취업정보를 수집하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지방에서 숙식을 제공하는 카페 매니저와, 도로 공사, 건설업, 공장 생산직 등. 다양한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심사숙고했다.

이 와중에도 남자는 붓질을 멈추지 않았다. 마음의 고통을 달래는 것에 예술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페의 상단에 달려 있던 등이 비추는 불빛을 그려보았다. 카페의 간판은 천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모양이었는데, 밤이면 켜지는 조그마한 노란등들이 그 캔버스 간판을 비추는 광경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와 더불어 가게 내부에 있던 서랍장이나 내부 물건들을 조금씩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등을 그리고, 내부를 조금씩 그려나갔다. 이런. 흰색의 간판에 검정색의 물감이 조금 묻었다. 그러나 흰색의 물감으로 덮는 다면 금방 지워질것이다.



어느정도 내부를 그리고 난후, 남자는 다시 그림을 관찰해보았다. 내부의 색이 마음 먹은대로 그라데이션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깝지만 내부를 다시 그리기로 했다.



다시 색으로 덮고.



다시 그라데이션을 주어보았다.



좀 더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이루어 진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담쪽에 넣어본 검정색의 줄 들이 말썽이었다. 다시 덮자.



또 덮고, 내부의 물건들을 조금 더 그렸다.



담 안쪽에 있던 검정 자갈들을 표현해보고, 화분에도 조금 그라데이션을 주었다.

남자가 가진 아크릴 물감의 장점이자 단점은 물감이 빠르게 마른다는 것이었는데, 그림의 완성에 있어서 속도감이 붙는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단점이라면 그라데이션이 어렵다는 점이 있었다. 




남자는 그림을 한번 살펴보고, 절 반 정도 완성된 것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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