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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Apr 02. 2017

새로운 일터

새롭게 정착된 하루

회사를 퇴사하고, 남자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남자가 이번 일자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몇 개 있었는데, 하나는 오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등 여가시간을 활용 할 수 있어야 했고, 남자가 소설을 써서 작가가 되거나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하는 등의 이른바 '투 잡'을 이해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남자가 그동안 해온 일 중에서는 카페가 많기 때문에, 카페였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 남자였다.


남자는 알바몬에 들어가 이런 저런 일자리를 알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일터를 발견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인 카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괜찮은데? 남자는 이력서를 넣었고, 면접을 본 후에 출근을 하기로 했다.




면접을 본 날, 남자는 미술학원을 가서 그리던 그림을 마무리 했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릎을 꿇은 형태의 여자가 있다. 여자의 뒤로는 달빛이 창밖으로부터 쏟아져 내려와 커튼과 여자의 드레스를 비춘다. 딱히 주제를 가지고 그린 그림은 아니고. 단지 

'보기에 좋았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로 그린 그림이다. 캔버스 60호의 사이즈(세로 약 130cm, 가로 약 90cm)여서 상당히 큰 그림이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으나,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남자는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그저 '이쁜 그림이다.'라는 좋은 감정을 가져주기를 바랬다.

한동안 붓을 들고 제목을 뭘로 할까..하고 고민하던 남자는 제목은 나중에 짓기로 했다.



남자의 하루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잠깐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고, 아침 식사를 만들어먹고 씻고 난 후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일하는 카페를 향해 걸어갔다. 카페는 남자의 집에서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적당한 거리다. 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오후 4시에 일이 끝나면 미술학원을 가거나, 어딘가를 들렸다. 그 어딘가는 남자가 전에 일했던 동네의 카페(그곳은 남자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많아 매우 편했다.)를 가거나 PC방인 경우가 많았는데. 어느 쪽이든 남자의 마음에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곳이었다.


남자는 며칠 동안 자신이 짠 패턴에 혼란스러워했다. 매일 서울로 출퇴근을 하며 하루에 열 시간씩 일하던 패턴을 약 10개월 정도 유지하다가, 바뀐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던 탓 같았다. 그러나 남자는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고, 그 일을 위해 패턴을 바꾸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생활에 적응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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