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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Mar 03. 2017

관악구 SCV, 그리고 월급

남자는 퇴근길에 올랐다. 바쁜 하루였고, 퇴근길에도 업무상 몇 군데를 돌아야 했다. 오후 근무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매장을 서둘러 나왔다.


지하철은 남자를 영등포역에 내려다 주고는, 삐리리리리-. 하는 익숙한 경적소리를 남기고 떠났다. 남자는 새벽부터 시작한 노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사람들의 물결을 따라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남자는 오늘 세 군데의 목적지가 있었다. 각 매장에서 현재 내가 근무하는 매장에 모자란 물품들을 수령해서, 다음날 출근하며 매장으로 가져와야 했다.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이야기하니 남자를 관악구 SCV라고 불렀다. 남자는 친구들의 카톡을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해서 읽었는데, 남자는 잠깐 동안 SCV의 시급은 얼마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오늘이 월급날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두 번째 매장을 돌며 갖가지 물건을 챙겨 가방이 빵빵해진 남자의 모습이 과연 관악구 SCV다웠다. SCV는 마지막 목적지로 출발하며 친구들에게 오늘 월급날이니 삼겹살이나 먹자. 라고 연락을 날렸다.


관악구 SCV가 마지막 도착지에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관악구 SCV는 미네럴과 가스대신 원두와 스티커등을 매고 마지막 매장에 앉아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SCV의 시급이 얼마인지 궁금해했다.



관악구 SCV는 오늘도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마쳤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을 하고, 음료를 만들고 빵을 구우며 파트타이머와 신입직원을 교육하고, 매장을 청소하며 손님을 돌보고, 커피의 재료와 차들을 관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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