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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Apr 09. 2017

먹고 살기 위해 전 직장으로 향하다.

언제까지 노력을 해야 하는가.

남자는 최근 전시회를 하고, 그림에 대해 더 열망이 커졌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그림으로 만나고 싶어. 내가 느끼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 좀 더 웃고 싶어. 성공하고 싶어.

그러기에 남자가 현재 그리는 방식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다. 분명 캔버스에 붓에 물감을 묻혀 작업하는 것은 세상에 다시 없을 정도로 경이로운 행위임에 틀림 없었으나, 시간과 공간, 돈이 꽤 많이 소요되는 편이었다. 

나머지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남자에게 꽤나 중요한 일이었다. 남자는 늘 바빴기 때문이다.


남자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그림을 그리는 도구인 태블릿을 실제로 써볼 수 있다는 매장에 가보았다. 다양한 기기가 있었고, 남자는 그 기기를 모두 써보았으나 아무래도 저가형 제품은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펜도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았고, 남자가 익숙한 붓의 느낌은 커녕 박-. 박-. 하는 느낌과 함께 매우 굵은 선들만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남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기기는...무려..

220만원 상당의 기기였다. 남자는 살면서 하나의 물건에 대해 이렇게 돈을 써 본적이 있었나. 라고 고민해보았다. 중고차를 구입할 때 말고는 없었던 것 같은데...남자는 심각해졌다.


남자는 자신의  수입과 지출. 그리고 남는 시간들을 생각해보았다.

현재 카페에서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일을 일하는 것으로는 약 백 만원근처의 수입이 있을 것이고, 남자가 쓰는 돈은 글쎄..마음 먹기에 따라 달렸지만 평균적으로는 아무리 적게 쓴다하더라도 80만원의 돈을 쓸 것이다.

그중 50만원은 미술학원에 대한 지출인데. 남자는 그것을 포기하기 싫었다.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남는 시간이...

주말이 있었다. 남자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남자는 웨딩홀에서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직원이었기 때문에 주말에는 절대 쉴수가 없었다.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하여 일반적인 회사 (월화수목금을 근무하고 토, 일을 쉬는) 하여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고는 했다. 

그렇기에 다시 회사를 들어가기는 싫었다. 그리고 남자는 이미 그림과 글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어딘가 회사에 올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루의 몇 시간정도는 체력과 평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알바로 출근하기로 했다. 남자는 전 직장의 직원에게 연락을 하고 출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남자는 한달을 일하게 되었다. 평일의 카페일은 퇴근하고 체력이 남아있고, 평화가 어느정도 있었으나 주말의 웨딩홀 일은 전혀 체력적으로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로 향하고 퇴근을 하게되면, 몸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남자는 늘 투잡을 했었고, 이렇게 가끔 쓰리잡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과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합치면 하나의 직업만큼의 뭐랄까..고생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남자의 나이는 서른이었고. 앞으로 얼마나 몸이 버텨줄런지는 잘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단순히 몸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든 나이가 되었다. 남자는 언제까지 노력을 해야하는지도. 짐작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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