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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Jun 28. 2017

불면증

게을렀던 하루

남자의 습작.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남자는 최근, 불면증에 빠져 있었다. 그것은...아마도 남자의 어떤 게으름과 과도한 욕심으로 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남자의 일상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평일 :  아침에 일어나 카페로 출근.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3시 반 까지 근무. 집에 돌아오면 4시. 미술학원을 가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거나 아니면 집에서 태블릿으로 그림 연습을 하고, 시간이 남으면 피씨방에 간다.


주말 : 웨딩홀에 가서 일을 한다. 퇴근 후에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간단하게 즐긴다. 


평일-주말-평일-주말-. 로 돌아가는 이 원활한 사이클 중에, 남자가 단 하루 게으름과 과도한 욕심을 부린 적이 있었다.


남자는 어느 평일, 카페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 컴퓨터가 고장난 것을 확인했다. 얼마전에 수리했는데 또 고장이냐. 남자는 짜증을 내며 자세한 증상을 확인해 보았다.

조금 더 살펴보니 인터넷을 사용할 때 약간 지장은 있겠지만, 사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컴퓨터에게 장치들을 점검하고 수리를 지시해놓고는 잠시 바닥에 누웠다.


그날은 더웠고, 그리고 남자의 방은 시원했으며 저 먼곳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또 그날은 유난히 카페에 손님이 많이 왔고...너무나 잠들기 편했다.  

그렇기에 남자는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잠이 들었고, 눈을 뜨자 새벽 2시였다. 

그 게을렀던 하루가 남자에게 불면증을 안겨다 주었다. 새벽 2시에 눈을 뜨자 다시 잠들긴 힘들었고,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에 다시 바로 잠이 들었다가, 다시 새벽 2시에 일어나버리는 것이었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계속해서 피곤해 무엇인가를 하지는 않고 누워서 말똥말똥한 정신과 피로한 육체로 아침 9시까지 비몽사몽하다가, 다시 출근.


그러나 오늘자로 남자는 그 불면증이 끝났음을 알았다. 글쎄. 딱히 어떤 계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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