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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Jul 12. 2017

기행문 - 독립출판 서점 '유어마인드'

연희동에 위치한 '유어마인드'에 다녀오다.

남자는 최근, 독립 출판이라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원고를 수십개나 되는 출판사에 이메일로 보내보았지만, 남자의 작품에 대해 출판사들의 반응이 영 좋지 않았던 탓이다. 


남자는 물론 남자의 소설이 대중성이나, 작품성에서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들인 원고를 다른 사람들이 읽어주기를 바랬고, 하다못해 독자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무대. 즉, 서점에 자신의 책이 깔리는 것을 원했기에, 다른 길을 찾아본 것이다.


독립 출판에 대해 알아보던 남자는, 마침 쉬는 주말이었고(남자가 유어 마인드를 다녀온 날짜는 2017년. 7월 8일 임을 밝힌다), 월급도 들어온 상태라 짐을 꾸리고 독립출판의 역사가 깊다는 유어 마인드를 다녀오기로 했다.


유어 마인드의 주소 및 위치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53796899&_ts=1499854305267


출처 : 네이버 지도


남자는 유어 마인드의 주소를 조회해 보았다. 남자는 대중교통으로 갈 것이었고, 지하철을 선호하는 성격이라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향했다.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가는 것이 좋아보였다. 3번 출구에 내린 남자는 유어마인드

를 향해 걸었다.





홍대입구 3번 출구에서 유어 마인드까지의 거리는 약 1.38km. 남자는 2키로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걸어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남자의 오만이었다. 2017년 7월 8일의 날씨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정말이지 습하고 더운, 사람의 체력을 빼앗아가는 날씨였다. 남자는 유어마인드에 도착했을때, 정말로 지쳐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걸어가는 길에 흥미로운 풍경들을 많이 보았다는 것이지만.

만약에 누군가 유어마인드를 찾아간다면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내려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유어 마인드가 입점해 있는 건물의 정면에 붙어있는 주소판이다.

왼쪽에 보이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이 건물에 입점해있는 가게들의 이름과 위치가 간결하게 나와있다. 유어 마인드 2층.

이 안내판에서 조금만 시선을 위로 올리면 



'유어마인드'가 입점해 있는 건물이 나온다. 해당 사진은 건물의 전경.



해당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저 있는데, 사진 우측 하단에 보이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홍대 유어마인드로 들어갈 수 있다.





유어마인드의 내부 사진이다. 사장님에게 조심스럽게 가게 내부를 찍어도 되느냐고 여쭈어보고 찍은 사진이다. 책을 보고 있는 다른 분들이 최대한 나오지 않게끔 사진을 찍다보니 가게 내부의 많은 부분은 싣지 못했다.

남자가 느낀 유어마인드의 내부는 매우 협소했다. 정확한 평수는 알 수 없었지만, 체감상 약 10평정도, 넓어도 20평이 되지 않을 듯한 자그마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꿉꿉하고 다소 늦은 시간(약 오후 5시 반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서점에는 사람이 제법 많았고, 남자는 책들을 살펴보기 위해 움직이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했다.



독자들의 공간 이해를 돕기위한 내부 그림

출처 : 유어마인드 토크 프로그램 공간 디자인 with 스튜디오 씨오엠




남자는 책을 살펴보며, 협소한 공간이지만 제법 내실있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건물이나 구조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구석구석에 최대한 많은 책들을 수납할 수 있고, 또 독립출판 특성상 책의 크기나 모양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책장들의 높이가 높은 것이 많았다는 것이 특기할 만한 사항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남자의 커다란 키 (187cm)로도 윗 책장의 책은 꺼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작은 평수를 최대한 넓게 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는 물론, 계산을 할때 잠시 대화를 나눠본 친절하신 사장이라면 선뜻 그 책장에서 책을 꺼내 주실 것 같은 믿음도 한 몫했다.



남자는 서성거리며 책들을 구경했다. 

책들은 주로 에세이나, 자서전, 만화, 칼럼, 일러스트 북, 어떤 분야에 대한 인문학이나, 어떤 장르에 대한 광고물(이것에 대해 남자는 후에 한 번 더 서술한다)등이 있었다.

남자는 소설이 거의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잠시 슬퍼했지만, 곧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다시 책들을 살펴보았다.

남자가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만화'쪽이 었는데, 남자가 산 책중에는 그림에 관한 책들이 많았다.


책을 구입하자 사장님이 결제를 마치고 쿠폰을 준다. 남자는 글을 쓰면서 쿠폰을 찾아보았으나 분실했음을 깨닫고는 슬픔에 빠졌다. 할인이 제법 되었던것 같은데...

여튼, 사장님이 계산이 끝난 책은 헝겊으로 된 것같은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잠시 책을 담긴 주머니를 들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근데 이 주머니가 꽤 얇고 거친 편이라 피부가 약한 편이었던 남자에게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라리 두꺼운 종이 봉투에 넣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가 구입한 책들의 영수증. 


 

남자는 총 다섯권의 책을 구입하였다. 구입한 책들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우리 이제 - 임나운 작가. 출판사 : 없음


임나운 작가의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_nawoon/

「우리 이제」. 자그마한 만화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와,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가 연애를 하는 내용이다. 짝사랑의 슬픔을 담담한 내용과 심플하고 서정적인 그림체로 표현해 낸 만화이다.

주제가 흔하지 않지만, 어쩌면 우리 일상에 흔하게 존재할 법한 이야기를 담아낸게 마음에 든 만화였다. 페이지가 약 170페이지 정도로 짦은 만화지만, 덮고나면 쓸쓸하면서 아련한 감정이 드는 것이 특징.

독립 출판 서점에 있는 책 답게 출판사가 없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집 - 구송이 작가. 출판사 : REMARK PRESS

「이런 집 - 구송이 작가」. 마찬가지로 자그마한 책이다. 남자의 손 크기정도 되는 매우 심플하고 작은 책.

이 책의 내용은 주거 문제에 고민하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거 문제로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하면 저렴하고, 만족스러운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그 문제를 공동 주택으로 해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요새 젊은 층들(남자도 이 젊은 층에 속한다)이 대부분 고민하는 주거 문제에 대한, 어쩌면 진지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쉽고 재미있게, 공감가게 그렸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역시 독립 출판이라 그런지 흔히 말하는 '갱지'로 표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특이한 점.





강윤의 정도 - 현동리 작가 출판사 : 없음

「강윤의 정도」. 이 책은 [초승달]과, [강윤의 정도] 총 두 작품이 한 권에 들어있는 만화다. 

[초승달]은 아내를 잃은 남자와 동생을 잃은 언니의 이야기, 그리고 [강윤의 정도]는 주인공인 강윤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불만을 떨치고 성장해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초승달]은 상실의 아픔을 서로 공유하며 치유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강윤의 정도]는 강윤이 여러 사건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바라보고 현재를 반성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여우 책 - 구자선 작가. 출판사 : VCR WORKS




「여우 책」.


 암수 여우 두 마리에 대한 짦은 동화형식의 아름다운 일러스트 북이다.

남자가 이날 구입 한 다섯권의 책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책이기도 하다.

여우 두 마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그림들과 짦지만 서정적인 단어들로 표현해 낸 수작.




THE MORE I SEE 포장상태


THE MORE I SEE 포장을 벗긴 상태.


https://www.facebook.com/official.THEMOREISEE.KR/



남자가 처음 이책을 잡았을 때, 남자는 기묘한 감정에 휩쌓였다. 이 책은 무엇인가.

완전한 밀봉이 되어있고, 무슨 내용인지 작가가 누군지, 출판사가 누군지 전혀 아무것도 써있지 않은 미지의 책이었다. 

그러면서 가격은 31000이라니. 세상에. 남자는 호기심이 들어 이 책을 구입했다. 

포장을 뜯고,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어보니


웬 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장면들이 잔뜩나왔다. 이 책은 두께도 제법 두꺼운 편인데 (약 600페이지) 공연 사진이 전부였다.

.....남자는 글쎄. 솔직히 후회했다. 한 번 이라도 책 제목을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쳐보고 살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원망도 들었다. 왜 이 책의 제작자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은 표지에 적어놓지 않았던 것일까.

책의 첫 페이지에 적혀 있는 것 처럼 밴드와 관객에 대한 책이라는 것이라도 써놓았으면. 31000원이라는 가격 책정도 아쉬웠다.

뭐, 어쨌든 구입의 최종결정권을 가진 남자 스스로 책을 고르고 구입했으니 따로 할 말은 없었지만 글쎄.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이렇게 남자는 총 다섯 권의 책을 구입했다. 다섯 권 모두 다 기존에 군림하던 대형 서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기 자신만의 개성과 특색이 넘치는 책이었다(개성과 특색에서는 THE MORE I SEE가 압도적이었음을 밝힌다).


이번 기행에서 남자는 독립 출판 서점과 시장, 그리고 작품들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기존의 대형 서점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작품들의 개성과 그 개성을 찾아 먼 곳까지 찾아오는 독자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남자에게 어떤 새로운 문화의 태동을 느끼게 하였고, 더욱 더 열심히 예술을 해야겠다는 동기의 부여가 되주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분명히 존재했다. 좋게 말하자면 문턱이 낮은 덕에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지만, 어떤 작품들은 대중들이 기대하는 어떤 창작물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작품들도 상당히 많았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남자는 앞으로 좀 더 독립 출판 서점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인터넷의 정보에 의하면 현재 전국에 존재하는 독립 출판 서점은 약 40개 언저리라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둘러보고, 기행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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